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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KIA, 진짜 위기에 빠진걸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5-17 12:15 | 최종수정 2013-05-17 12:15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2013 프로야구 경기가 16일 광주구장에서 열렸다. 6회초 1사 1루 SK 박진만의 유격수앞 내야안타 때 1루주자 조성우가 3루가 빈틈을 타 3루까지 진루해 세이프되고 있다.
광주=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5.16/

위기의 농도가 심상치 않다. KIA가 최근들어 급격히 침체된 분위기다.

16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홈경기에서 KIA는 '에이스' 윤석민을 내고도 오히려 SK에 2대9로 지면서 1승2패로 상대에 위닝시리즈를 헌납했다. 이날 상대 선발은 6년차 중고신인 백인식. 데뷔 후 첫 1군 선발경기였는데, '거물' 윤석민과의 맞대결에서 6회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는 등 거침없는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경기에서 만약 KIA가 지면서 벌써 3연속 위닝시리즈 실패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 7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3연전에서 2패를 당한데 이어 이어진 포항 삼성전에서는 3연패로 스윕패배를 당했다. 이어 이번 광주 3연전에서도 1승 뒤 2연패를 당하며 또 위닝시리즈 달성에 실패했다. 그러면서 KIA는 최근 8경기에서 1승7패로 크게 휘청이고 있다.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2013 프로야구 경기가 14일 광주구장에서 열렸다. 5회말 2사 만루 KIA 신종길이 2타점 안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광주=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5.14/
6일까지 1위였던 순위도 4위로 뚝 떨어졌다. 5위 SK와의 승차도 이제 1.5경기 밖에 나지 않아 만약 KIA가 주말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와의 3연전에서 또 위닝시리즈를 내줄 경우 4위 수성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문제는 KIA의 이런 부진이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마치 지난해처럼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모습이 나타난데다 기존의 강한 전력도 힘이 떨어진 모습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주전 2루수 안치홍과 외야수 신종길이 현재 1군 엔트리에 없다. 안치홍은 깊은 타격부진으로 타율이 1할대를 벗어나지 못하자 자청해서 지난 13일 2군에 내려갔다. 밸런스와 감각을 되찾기 전까지는 1군에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KIA 코칭스태프는 안치홍에게 시간적인 배려를 줄 생각이다. 그러나 이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KIA의 전력 약화는 피하기 어렵다. 수비는 박기남이나 홍재호 등 백업으로 커버할 수 있는데, 공격력의 약화는 피하기 어렵다.

신종길은 아프다. 15일 광주 SK전 도중 우측 허벅지 쪽에 통증이 생기면서 교체됐는데, 다음날 검진결과 허벅지 뒤쪽 햄스트링 근육이 미세하게 찢어졌다는 판정을 받았다. 전치 3주짜리 부상이다. 적어도 한 달 정도는 공수에서 핵심역할을 해주던 신종길이 1군에서 뛸 수 없다는 뜻. 선동열 감독은 "김원섭으로 그 빈자리를 메우겠다"고 했다. 이 대안 역시 수비력에 있어서는 충분히 대체가 가능하다. 그러나 공격에서는 크게 못 미친다.

신종길은 부상 전까지 타격 2위(0.354)를 기록하던 팀내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였다. 타격감이 떨어지는 김원섭이 그 빈자리를 메우기에는 다소 부족한 점이 크다. KIA는 장타력이 있는 최훈락을 1군에 불러올려 대타 요원으로 쓸 생각인데, 수비력이 떨어지고 찬스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더불어 투수력에서도 미진한 점이 눈에 띈다. 선발이 강하다고 하는데, 외국인 투수 소사의 경우, 지난해와는 달리 제구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위압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필승조로 영입한 송은범도 아직 적응이 덜 된 모습이다. 그나마 신승현이 필승조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과연 이러한 총체적 위기상황 속에서 KIA가 탈출구를 찾을 수 있을 지 두고 볼 일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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