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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양떼' 불펜에 무슨 일이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3-05-17 09:23


롯데 김성배가 최근 NC전에서 승리를 두 차례나 지키지 못했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5.8

롯데 자이언츠의 마운드가 이상하다. 안정을 찾아가는 듯 보였다. 선발, 중간 불펜, 마무리 골고루 제 역할을 해가는 것 같았다. 9구단 NC 다이노스와 붙기 전까지는 그랬다. 그런데 NC와의 3연전에서 롯데 마운드 특히 지난해 '양떼야구'로 불리면서 주목을 받았던 불펜 투수들이 제 구실을 못해줬다. 롯데는 NC와의 3연전에서 1무2패로 단 1승도 따내지 못하는 굴욕을 당했다.

지난 14일 3연전 중 1차전에서 마무리 김성배가 9회 지석훈에게 동점(2-2) 홈런을 내주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결국 연장 12회까지 혈투를 벌였지만 2대2로 비겼다. 롯데는 이날 에이스 유먼을 투입하고도 무승부를 기록, 큰 손해를 봤다. 또 정대현 강영식 김승회 김성배 이명우 김사율 불펜 투수 6명을 투입했다.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15일 2차전에선 선발 고원준이 일찌감치 무너지면서 4대6으로 경기를 내줬다. 고원준(2⅓이닝 5실점)이 3이닝을 버티지 못하면서 또 불펜에 부하가 걸렸다. 김승회 이명우 정대현 강영식이 또 투입됐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박종윤의 파울 홈런, 전준우의 홈런성 타구가 바람의 영향을 받으며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되면서 전세를 뒤집지 못했다. 롯데 팀 분위기는 가라앉았고 반대로 NC는 상승세를 탔다.

16일 마지막 3차전에선 또 마무리 김성배가 9회를 막아주지 못했다. 5-4, 1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무명에 가까운 NC 포수 김태우 타석에서 폭투를 해 3루 주자 조영훈이 홈을 밟았다. 어이없는 실점이었다. 결국 롯데는 연장 10회 NC 나성범에게 결승타를 맞고 5대8로 역전패했다.

이 과정에서 불펜 김사율이 2실점, 김성배가 1실점, 강승현이 3실점(2자책) 했다. 준비가 덜 된 강승현은 10회 박정준의 평범한 투수 앞 땅볼을 더블 플레이로 처리하려다 2루 악송구를 해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1군 경험이 적어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김성배와 김사율은 지난해 롯데 양떼 불펜의 중심 축이었다. 두산이 버린 김성배는 롯데 유니폼을 입고 다시 태어났다. 김성배는 이번 NC전 이전까지만해도 승승장구했다. 정대현의 빈자리를 잘 메워주었다. 하지만 NC전에서 2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자신감을 잃었다. 지난해 마무로 34세이브를 올린 김사율도 계속 흔들린다. 구위에 힘이 실리는 듯 했지만 타격감이 좋은 NC 타자들을 당해내지 못했다. 파이어볼러 최대성은 잦은 팔꿈치 통증으로 2군으로 내려가 있다. 올해 큰 기대를 걸었던 이재곤 진명호도 1군 엔트리에 없다. 좌완 강영식 이명우만 그런대로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정대현은 2군에서 지난 14일 돌아왔다. 구위를 찾아가고 있지만 아직 예전 처럼 위력적이지 않다.

지금 롯데 불펜은 1년 전 마운드에 올랐다 하면 제 구실을 해줬던 충실한 '양떼'가 아니다. 누가 나와도 불안하다. 양들은 1년전 그 양들이다. 주인은 바뀌었다. 양들이 시원찮으면 양과 주인이 동시에 시장에서 외면을 당하게 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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