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새내기 염경엽 감독에게 23년차 김응용 감독이란?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3-05-15 18:14 | 최종수정 2013-05-16 06:11


14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한화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2회말 2사서 넥센 이성열이 우중월 솔로홈런을 친 후 덕아웃에서 염경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프로야구 사령탑 23년차 지도자와 감독 초년병. 김응용 한화 이글스 감독(72)과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45)은 여러모로 대조가 되는 지도자다. 현역 최고령 사령탑인 김 감독은 해태 타이거즈를 18년간 이끌었고, 4년간 삼성 라이온즈를 지휘했다. 이 기간에 10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6년간 삼성 구단 사장을 역임한 김 감독은 무려 9년 만에 현역 지도자로 복귀했다.

김 감독이 해태와 삼성에서 22년 동안 거둔 승수는 1476승. 김 감독을 빼놓고 한국 프로야구를 이야기할 수가 없다. 지난달 16일 우여곡절 끝에 14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신고한 김 감독은 한화에서 9승(14일 현재)을 기록하고 있다. 한화가 승리를 챙길 때마다 감독 통산 최다승 기록이 바뀐다.

염 감독은 LG 수비코치, 히어로즈 작전주루코치를 거쳐 지난해 말 지휘봉을 잡았다. 올해 감독 1년차 새내기 사령탑이다. 2년차인 광주일고 동기생 김기태 LG 트윈스 감독(44)과 함께 막내 감독이다. 김 감독과 염감독, 두 지도자가 양팀 감독으로 맞대결을 펼칠 거라고 생각한 야구인은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지난해 말 김 감독의 현역 복귀는 충격적인 일이었다. 염 감독은 김 감독이 해태를 이끌고 있던 1991년 고려대를 졸업하고 태평양에 입단했다.

염 감독에게 아버지뻘인 김 감독은 어떤 존재일까. 사실 승부의 세계에서 나이나 인연은 특별한 일이 될 수 없다. 그래도 엄청난 연륜차가 1년차 감독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지금까지 김 감독과 염 감독이 같은 팀에서 감독-선수, 감독-코치로 함께 한 적은 없다. 직접적인 인연은 없지만, 찾아보면 연결고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염 감독은 "돌아가신 아버님이 김 감독님과 연배가 비슷하다. 장인어른과 김 감독님, 두 분이 형님동생하는 사이로 골프를 치기도 한다. 김 감독님과 경기장에서 만나는 건 내게 영광스러운 일이다"고 했다.

염 감독은 막상 경기가 시작되면 상대팀 감독을 의식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초 만났을 때만 해도 한화가 조금 어수선한 느낌이 들었는데,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했다. 고동진 등 경험있는 선수가 복귀하면서 전력이 안정을 찾았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히어로즈전 2경기를 모두 내준 한화는 14일 시즌 3차전에서 7대2로 이겼다.

염 감독은 3연전의 첫 경기 때면 홈과 원정 가리지 않고 상대팀 덕아웃을 찾아가 먼저 상대팀 감독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막내 감독으로서 그게 예의라고 했다.

이번 3연전 첫 날 김 감독은 염 감독에게 어떤 말을 했을까. 염 감독은 "감독님에게 인사를 드리러 갔더니, '1등팀 감독님 오셨네'라고 반겨주셨다"며 웃었다.

통산 최다승 감독과 새내기 감독의 올해 성적은 극과 극을 달린다. 히어로즈가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선두경쟁을 펼치고 있는 반면, 한화는 크게 고전하고 있다. 15일에는 히어로즈가 20안타를 쏟아내며 19대1 대승을 거뒀다. 올시즌 최다 득점에 최다 점수차 승리였다. 지도자의 연륜과 상관없는 게 팀 성적이다.
목동=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