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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사령탑 23년차 지도자와 감독 초년병. 김응용 한화 이글스 감독(72)과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45)은 여러모로 대조가 되는 지도자다. 현역 최고령 사령탑인 김 감독은 해태 타이거즈를 18년간 이끌었고, 4년간 삼성 라이온즈를 지휘했다. 이 기간에 10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6년간 삼성 구단 사장을 역임한 김 감독은 무려 9년 만에 현역 지도자로 복귀했다.
염 감독에게 아버지뻘인 김 감독은 어떤 존재일까. 사실 승부의 세계에서 나이나 인연은 특별한 일이 될 수 없다. 그래도 엄청난 연륜차가 1년차 감독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지금까지 김 감독과 염 감독이 같은 팀에서 감독-선수, 감독-코치로 함께 한 적은 없다. 직접적인 인연은 없지만, 찾아보면 연결고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염 감독은 "돌아가신 아버님이 김 감독님과 연배가 비슷하다. 장인어른과 김 감독님, 두 분이 형님동생하는 사이로 골프를 치기도 한다. 김 감독님과 경기장에서 만나는 건 내게 영광스러운 일이다"고 했다.
염 감독은 3연전의 첫 경기 때면 홈과 원정 가리지 않고 상대팀 덕아웃을 찾아가 먼저 상대팀 감독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막내 감독으로서 그게 예의라고 했다.
이번 3연전 첫 날 김 감독은 염 감독에게 어떤 말을 했을까. 염 감독은 "감독님에게 인사를 드리러 갔더니, '1등팀 감독님 오셨네'라고 반겨주셨다"며 웃었다.
통산 최다승 감독과 새내기 감독의 올해 성적은 극과 극을 달린다. 히어로즈가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선두경쟁을 펼치고 있는 반면, 한화는 크게 고전하고 있다. 15일에는 히어로즈가 20안타를 쏟아내며 19대1 대승을 거뒀다. 올시즌 최다 득점에 최다 점수차 승리였다. 지도자의 연륜과 상관없는 게 팀 성적이다.
목동=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