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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투(wild pitch), 누구의 잘못일까.
그러나 폭투가 오로지 투수의 잘못인가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포수의 블로킹 능력을 어느 정도는 감안해야 된다는 이야기다. 이날 광주경기에서 폭투가 나오는 순간 마스크를 쓰고 앉아 있던 김상훈과 조인성은 국내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베테랑 포수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원바운드가 돼 뒤로 빠지기는 했지만,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었다. 김상훈은 송은범의 공이 뒤로 빠져 3루주자 최 정이 홈을 밟자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송은범을 바라봤다.
감독들도 폭투가 나오면 투수보다는 포수의 블로킹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 적어도 공이 뒤로 빠지지 않도록 포수가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주기를 바란다. 블로킹 능력을 말함인데, 포수 조련의 대가인 삼성 조범현 인스트럭터는 KIA 사령탑 시절인 2009년 김상훈의 블로킹에 대해 "공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하체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순발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적이 있다. 폭투는 공이 날아가는 동안 순식간에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재빠르게 대처한다는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팀마다 포수 훈련 가운데 블로킹 연습이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이유다.
올시즌에는 전반적으로 폭투가 늘어났다. 경기당 평균 폭투수가 지난해 0.86개에서 올시즌 0.96개로 높아졌다. 미세한 차이일 수 있으나, 투수의 제구력과 포수의 블로킹 능력이 주목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