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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지 않은 '수비 방해'가 오히려 KIA에 전화위복이 됐다.
1사 만루 상황에서 2루 주자였던 김상훈은 베이스에서 약간 리드를 하고 있다가 김선빈이 공을 치는 순간 3루쪽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곧 타구가 수비에게 직접 잡힐 것 같자 2루 쪽으로 몸을 틀어 돌아오려 했다.
하지만 SK 김성현 역시 김상훈과 2루 베이스 사이에서 공을 잡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결국 김상훈은 김성현을 몸으로 가볍게 밀치며 2루 베이스로 돌아왔고, 김성현은 이로 인해 김선빈의 타구를 잡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3루 주자 박기남은 홈을 밟아 1득점을 올렸다.
이는 야구규칙 2.44 '방해(Interference)'에 따른 것이다. 이 조항에는 "공격팀 선수가 플레이하려는 야수를 방해하거나 가로막거나 저지하거나 혼란시키는 행위"를 모두 '방해'로 규정하고 있는데, 심판원은 이 경우 방해를 저지른 선수에 대해 아웃을 선언할 수 있다. 이때 심판원이 수비방해에 의한 아웃을 선고할 경우 다른 주자들은 방해 발생 순간에 점유하고 있었다고 심판원이 판단하는 베이스로 돌아가야 한다.
결국 김상훈은 수비 방해로 아웃이 선언됐고, 홈을 밟았던 3루 주자 박기남은 다시 3루로 돌아간 것이다. 또 1루 주자 이용규는 원래 1루로 돌아가야 하지만, 타자주자 김선빈의 1루 점유권이 인정되면서 자동적으로 2루로 진루하게 된 것이다. KIA로서는 1점을 손해본 듯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KIA에 복으로 돌아왔다. 김상훈이 만약 수비방해를 저지르지 않았다면 병살타가 나오기 쉬운 상황이었던 것. 그러나 수비방해로 김상훈만 아웃이 되면서 KIA는 2사 만루의 기회를 다시 이어갈 수 있었다. 반면 SK 선발 레이예스와 내야진의 집중력을 떨어지게 됐다. 결국 KIA는 2사 만루에서 신종길이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박기남과 이용규가 홈을 밟아 2점을 얻을 수 있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