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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위복'이 된 KIA 김상훈 수비방해 아웃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5-14 20:50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2013 프로야구 경기가 14일 광주구장에서 열렸다. 5회말 1사 만루 KIA 김선빈의 유격수 땅볼 때 2루주자 김상훈이 2루로 복귀하며 SK 유격수 김성현의 수비를 방해하고 있다. 수비방해가 인정돼 김상훈은 아웃, 홈인했던 3루주자는 3루로 복귀하며 2사 만루가 됐다.
광주=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5.14/

뜻하지 않은 '수비 방해'가 오히려 KIA에 전화위복이 됐다.

KIA와 SK의 경기가 열린 14일 광주구장에서 보기 드문 수비방해가 나왔다.

양 팀이 0-0으로 맞선 5회말 KIA 공격 때였다. 1사 만루에서 KIA 2번타자 김선빈이 친 타구가 유격수 쪽으로 얕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갔다. SK 유격수 김성현이 직접 잡기 쉬운 코스였다. 그런데 이 때 김성현과 2루 주자 김상훈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했다.

1사 만루 상황에서 2루 주자였던 김상훈은 베이스에서 약간 리드를 하고 있다가 김선빈이 공을 치는 순간 3루쪽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곧 타구가 수비에게 직접 잡힐 것 같자 2루 쪽으로 몸을 틀어 돌아오려 했다.

하지만 SK 김성현 역시 김상훈과 2루 베이스 사이에서 공을 잡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결국 김상훈은 김성현을 몸으로 가볍게 밀치며 2루 베이스로 돌아왔고, 김성현은 이로 인해 김선빈의 타구를 잡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3루 주자 박기남은 홈을 밟아 1득점을 올렸다.

그러자 SK 이만수 감독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심판진에게 격렬하게 항의했다. 김상훈이 수비 방해를 저질렀기 때문에 득점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 결국 박종철 주심과 다른 3명의 누심들이 모여 상의를 했고, 야구 규칙에 따라 김상훈에게 수비 방해를 적용해 아웃을 선언했다. 또 박기남의 득점도 인정하지 않고, 다시 3루로 복귀시켰다. 1루 주자 이용규는 2루로 갔고, 타자주자 김선빈이 1루에 나갔다.

이는 야구규칙 2.44 '방해(Interference)'에 따른 것이다. 이 조항에는 "공격팀 선수가 플레이하려는 야수를 방해하거나 가로막거나 저지하거나 혼란시키는 행위"를 모두 '방해'로 규정하고 있는데, 심판원은 이 경우 방해를 저지른 선수에 대해 아웃을 선언할 수 있다. 이때 심판원이 수비방해에 의한 아웃을 선고할 경우 다른 주자들은 방해 발생 순간에 점유하고 있었다고 심판원이 판단하는 베이스로 돌아가야 한다.

결국 김상훈은 수비 방해로 아웃이 선언됐고, 홈을 밟았던 3루 주자 박기남은 다시 3루로 돌아간 것이다. 또 1루 주자 이용규는 원래 1루로 돌아가야 하지만, 타자주자 김선빈의 1루 점유권이 인정되면서 자동적으로 2루로 진루하게 된 것이다. KIA로서는 1점을 손해본 듯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KIA에 복으로 돌아왔다. 김상훈이 만약 수비방해를 저지르지 않았다면 병살타가 나오기 쉬운 상황이었던 것. 그러나 수비방해로 김상훈만 아웃이 되면서 KIA는 2사 만루의 기회를 다시 이어갈 수 있었다. 반면 SK 선발 레이예스와 내야진의 집중력을 떨어지게 됐다. 결국 KIA는 2사 만루에서 신종길이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박기남과 이용규가 홈을 밟아 2점을 얻을 수 있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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