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 "마음을 비운다는게 쉽지 만은 않더라"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05-12 20:40 | 최종수정 2013-05-13 06:04



이대호, 홍성흔, 김주찬이 떠난 롯데. 현재 부산 사직구장에서 가장 큰 환호를 받는 선수는 강민호다. 뛰어난 야구 실력과 넘치는 개성으로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그다. 하지만 이번 시즌 긴 슬럼프로 인해 팬들의 환호를 받기가 부끄러웠다. 그 설움을 한방에 날렸다. 스타는 중요한 순간 해준다는 스포츠계의 정설을 강민호가 그대로 보여줬다.

강민호가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으로 팀에 승리를 선물했다. 강민호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결승 스리런포 포함, 4안타 4타점을 몰아치며 7대3 승리에 일등공신이 됐다. 특히, 7회 터진 결승 스리런 홈런이 압권이었다. 양팀이 3-3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7회 무사 1, 2루 찬스에서 단방에 승부를 결정지어 버렸다. 볼카운트 2B2S 상황서 바뀐 투수 임정우가 던진 몸쪽 높은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겼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큰 타구였다. 중위권 추격을 위해 꼭 승리가 필요했던 경기. 롯데는 강민호의 홈런 덕분에 승리를 거두며 시즌 초반 부진에서 탈출해 15승1무15패로 5할 승률을 맞췄다.

개인적으로도 그 간의 설움을 한방에 날려버리는 시원한 홈런이었다. 많은 기대 속에 시즌을 시작했지만 타격이 신통치 않았다. 이날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강민호의 타율은 딱 2할. 1할대 타율을 왔다갔다 했다. 23경기를 치르는 동안 홈런도 나오지 않았다. 강민호의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였다. 답답한 마음에 삭발까지 하며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강민호는 "사실 마음고생이 심했다. 주위에서 마음을 비우고 하라는 얘기를 많이 해주셨는데, 나도 사람인지라 마음을 비운다는게 쉽지 만은 않더라"라고 말했다.

시작이 좋았다. 1회 주키치의 바깥쪽 높은 공을 가볍게 당겨 1타점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사실, 타이밍은 투수 주키치에게 빼앗겼다. 하지만 배트 컨트롤로 안타를 만들어냈다. 보통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이 반전을 만들어내는 경우를 보면 빗맞은 안타나 의도치 않았던 타격이 안타로 연결될 때가 많다. 강민호의 첫 안타가 그랬다. 홈런 상황도 마찬가지. 볼카운트가 2B2S으로 몰려 변화구가 들어올 상황까지 대비해 스윙폭을 줄인 결과, 몸쪽공에 완벽한 대처를 할 수 있었다.

강민호는 "그동안 감독님, 타격코치님께 죄송했다. 앞으로 그 죄송한 마음을 갚아나가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라며 "오늘 경기를 계기로 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 같다.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며 밝게 웃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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