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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다저스 류현진, 강팀에도 강해야 산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5-06 16:50


'코리안몬스터'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3연속 퀄리티 피칭을 선보이며 시즌 2승을 챙겼다. LA다저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 했다. 류현진은 6이닝 6안타 9삼진 3실점 했으며, 타석에서도 3타수 3안타를 선보이는 맹활약 끝에 승리 투수가 됐다.
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4.14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팀 샌프란시스코전 2연패는 LA다저스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에게 또 다른 숙제를 남긴 경기였다. 류현진이 미국무대에서 진짜 '몬스터'로 대접받기 위해서는 강팀을 잡아야 한다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류현진은 6일 오전(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전에서 6이닝 동안 8안타 2볼넷 2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LA다저스가 3대4로 지면서 결국 류현진은 시즌 2패(3승)째를 기록하게 됐다. 평균자책점도 종전 3.35에서 3.71로 치솟았다.

강한 상대를 이겨낼 수 있어야 신뢰를 만든다

공교롭게도 올해 류현진이 기록한 2패가 모두 샌프란시스코였다는 점이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같은 지구의 최강팀과의 경기에서 계속 공략당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류현진 본인과 LA다저스에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류현진이 진짜 팀의 간판 투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샌프란시스코로 대표되는 '강팀'과의 경기에서도 막강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명실상부한 강팀이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올시즌에도 초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기록 중이다. 팀타율(0.264)이 내셔널리그 2위에 평균자책점(3.76)은 6위를 마크하고 있다.

더구나 샌프란시스코는 LA다저스와 같은 지구에 속해있다. 앞으로 자주 만날 수 밖에 없다. 이는 곧 LA다저스가 순위를 끌어올리려면 샌프란시스코를 꺾어야 한다는 뜻이다. 결과적으로 류현진은 이런 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팀의 신뢰를 받는 강한 선발로 인정받을 수 있다. 반대로 약한 팀과의 경기에서는 잘 하다가 샌프란시스코같은 강팀과의 경기에서 고전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면 신뢰감을 이끌어내기 힘들어진다.

류현진이 시즌 최고의 피칭으로 무려 12개의 삼진을 잡아냈던 지난 1일 콜로라도전이 바람직한 사례다. 당시 류현진은 홈구장에서 콜로라도를 상대로 6이닝 3안타 2볼넷 12삼진으로 2실점하며 시즌 3승째를 따냈는데, 콜로라도는 현재 샌프란시스코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다투는 강팀이었다. 이 경기에서 보여준 것 같은 위력적인 모습을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다.

숙적 샌프란시스코에 계속 당하면 안된다


이날까지의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계속 공략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4월 3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류현진은 6⅓이닝 동안 안타 10개를 맞으면서 3실점(1자책)으로 시즌 첫 패배를 떠안았다. 좌투수인 류현진을 의식한 우타자들의 집중공세를 견뎌내지 못했다. 다행히 수비진의 도움과 류현진 특유의 노련한 경기 운영능력으로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퀄리티스타트를 했지만, 안정적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한 달 여만의 두 번째 등판 역시 마찬가지였다. 최고 150㎞에 평균 144㎞를 기록한 직구를 앞세워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상대했지만, 이미 류현진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마친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맞춤 공략 포인트를 마련해놓고 있었다.

8번타자 브랜든 크로퍼드를 빼고는 전부 오른손 타자 일색으로 라인업을 맞춘 샌프란시스코는 초반부터 빠른 승부를 걸어왔다. 1~2구 만에 승부를 보는 공격적인 배팅으로 류현진을 공략하며 1회말 첫 세 타자가 모두 안타를 친 것이다. 여기까지 류현진이 던진 공은 고작 5개. 샌프란시스코 타선의 류현진 공략포인트가 빠른 승부에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류현진은 1사 만루에서 헌터 펜스의 유격수 땅볼 때 첫 실점을 했다.

이어 3회말에도 1사 후 스쿠타로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 산도발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포지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줘 2사 1, 2루 실점위기를 자초했다. 이때 타석에 들어선 펜스는 풀카운트 끝에 좌전 적시 2루타로 1점을 더 뽑아냈다.

3회까지 2점을 내준 류현진은 5회에도 실점을 했다. 첫 타자 토레스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으나 견제구로 아웃시킨 류현진은 후속 스쿠타로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해 아웃카운트 2개를 먼저 잡았다. 그러나 갑자기 또 제구력이 흔들리며 산도발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포지의 중전안타로 된 2사 1, 2루에서 타석에 나온 펜스가 우측 담장을 직접 맞히는 장타로 2명의 주자를 모두 홈에 불러들였다. 샌프란시스코 우측 외야의 높은 담장이 아니었다면 홈런도 될 법한 장타였다.

해답은 결국 직구의 위력에 있다

류현진이 이날 고전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직구의 제구력 감소에 있었다. 오른손 타자의 몸쪽 낮은 코스를 파고드는 직구가 제대로 구사되지 않으면서 볼카운트가 불리해지거나 안타를 얻어맞았다. 오른손 타자의 몸쪽을 파고드는 직구는 좌완 류현진이 승부를 유리하게 끌어갈 수 있는 열쇠다.

하지만 지난 여섯 차례의 등판을 통해 이 패턴이 파악됐다.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이 1회부터 적극적으로 초구나 2구째에 공략을 한 것도 결국 류현진에게서 주도권을 빼앗기 위한 방책으로 보여진다. 류현진은 타순이 돌자 초구를 직구대신 슬라이더나 체인지업으로 바꿨지만, 여전히 직구의 제구가 회복되지 않는 바람에 변화구의 위력도 감퇴되고 말았다.

3회 펜스에게 추가점을 내주는 2루타를 맞았을 때가 좋은 예다. 류현진은 초구와 2구를 모두 직구로 선택했지만, 스트라이크존에서 계속 벗어났다. 3구째는 체인지업으로 바꿨는데 이 역시 볼이 되면서 볼카운트가 3B로 불리해지고 말았다.

그러자 다시 직구로 무기를 바꿨다. 이번에는 제구가 되면서 스트라이크 2개를 잡았다. 하지만 이미 수싸움이 모두 파악된 후다. 펜스는 6구째 직구를 커트해낸 뒤 7구째로 들어온 슬라이더를 받아쳐 적시 2루타를 날렸다.

5회 펜스가 오른쪽 담장을 직격하는 2타점 2루타를 때린 구종도 역시 초구 직구였다. 결국 이제는 메이저리그 타자들도 류현진과 빨리 승부를 걸어야한다는 점과 직구를 공략해야 한다는 점을 알게됐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류현진이 이 약점을 극복해야만 다시 경쟁력을 갖게될 수 있다는 소리다. 향후 류현진이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들을 해결하고 샌프란시스코전 패배의 징크스를 털어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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