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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안 좋아서 그런가…. 많이 쑤시네요."
지난 2월 전지훈련 도중 오른 손바닥 통증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오른손 유구골 골절이었다. 방망이 밑부분에 맞닿는 손목 바로 윗부분에 위치한 갈고리 모양 뼈가 부려져 신경을 누르고, 극심한 통증을 주는 부상. 특히 파워히터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부상이다.
여전히 통증은 남아있다. 이 수술을 받은 선수들은 대개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서기 전까지 3~4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나성범은 고작 2개월 만에 실전을 뛰었다. 지난달 28일 2군 경찰청전에서 첫 실전을 치렀다. 당시 6타수 3안타 2득점으로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인 나성범은 30일 강진 넥센전에서는 4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하며 마지막 점검을 마쳤다.
최대한 마음을 급하게 먹지 않기로 했다. 가벼운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 위주로 몸을 단련했다. 그 결과, 근육량이 증가했다. 몸이 더욱 탄탄해졌다. 김경문 감독은 "하체가 더욱 튼실해졌다"며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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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이 부상은 타격시 타자를 위축되게 만든다. 통증에 대한 생각, 그리고 통증이 없어진 뒤에도 또다시 아프지 않을까 라는 걱정 때문이다. 하지만 나성범은 "타격시에 위축되거나 그런 건 전혀 없다. 두려워 하면, 더 아프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래도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이날도 훈련을 마친 뒤 오랜 시간 치료를 받았다. 쉽게 뭉치는 수술 부위를 마사지해 부드럽게 해줬다.
나성범은 "내가 생각하기에도 조금 빠른 것 같다. 형(나성용·경찰청)도 지금 수술한 지 5개월이 넘었는데 아직도 아프다고 한다"며 "무언가를 보여주고 그런 것 보다는, 아직 몸이 안 됐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조금씩 몸상태를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워낙 많은 기대를 안고 있는 신인이다. 올시즌 포부를 물었다. 하지만 그는 끝내 구체적인 목표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프로의 높은 벽을 얘기했다.
"난 남들보다 늦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늦었다고 할 때가 제일 빠른 것이라고 하지 않나. 출발은 늦었지만, 욕심 부리지 않겠다. 올해는 프로가 어떤 곳인지 시즌을 치르면서 경험을 쌓는데 집중하겠다. 절대 프로가 쉬운 곳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