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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과 다르빗슈, 닥터K 경쟁 흥미롭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5-02 10:49


LA 다저스 류현진이 탈삼진 경쟁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songs@sportschosun.com

메이저리그 탈삼진왕에 오른 아시아 투수는 노모 히데오가 유일하다. 일본 프로야구 긴테쓰에서 다승과 탈삼진 타이틀을 각각 4차례 차지했던 노모는 1995년 LA 다저스에 입단해 236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내셔널리그 탈삼진왕에 등극했다. 노모는 6년 뒤인 2001년 보스턴에서도 220개의 탈삼진으로 아메리칸리그 '닥터K'에 올라 양 리그에서 탈삼진 타이틀을 차지한 역대 5번째 투수가 됐다. 노모 이외에 양 리그 탈삼진왕에 오른 투수는 사이 영, 짐 버닝, 놀란 라이언, 랜디 존슨 등 4명 밖에 없다. 노모는 메이저리그 초창기 150㎞에 이르는 빠른 볼과 주무기인 포크볼을 앞세워 타자들의 방망이를 무력화시켰다. 몸을 잔뜩 비틀어 던지는 특유의 '토네이도' 투구폼에서 뿜어내는 포크볼은 삼진을 잡아내는데 요긴하게 쓰였다.

노모에 이어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그 '닥터K'가 올시즌 탄생할지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가 2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58개의 탈삼진으로 이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2위 디트로이트의 아니발 산체스에 8개 앞선 상황. 다르빗슈는 1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6이닝 동안 9개의 삼진을 솎아낸 것을 비롯해 올시즌 6경기에서 38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58명의 타자들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두 자릿수 탈삼진을 올린 경기가 벌써 세 게임이나 된다. 최근 몇 년 동안 탈삼진 부문을 장악해 온 저스틴 벌랜더, 펠릭스 에르난데스, 맥스 셔저 등이 주춤하는 사이 다르빗슈가 멀찌감치 앞서 나간 상황이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탈삼진 5위에 올랐던 다르빗슈는 올시즌에는 벌써 5승1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아메리칸리그 다승과 탈삼진 선두로 나서며 사이영상을 향해서도 맹렬히 돌진하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시절 3차례 탈삼진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는 다르빗슈는 9이닝 기준 한 경기 평균 탈삼진수도 13.50개로 경쟁 투수들 가운데 가장 높다. 다르빗슈의 강점은 안정된 제구력 다양한 레퍼토리. 최고 97마일(155㎞), 평균 93마일(150㎞) 직구를 비롯해 커터,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체인지업 등 못던지는 공이 없다. 특히 올시즌 들어서는 주무기인 슬라이더의 비율을 지난해 14.3%에서 30%까지 높인 것이 특징. 이날 화이트삭스전에서는 삼진 9개 가운데 7개가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던져 잡은 것이다. 다르빗슈의 슬라이더는 속도가 130㎞대 초중반에 횡으로 휘는 각도가 상당히 크다. 때에 따라서는 종으로 떨어져 타자가 알고도 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LA 다저스 류현진도 탈삼진 분야에 일가견이 있다. 한화 이글스 시절 200탈삼진을 두 번 기록한 것을 비롯해 탈삼진 타이틀을 5번이나 차지했다. 지난 1일 막강 콜로라도 로키스 타선을 상대로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수인 12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46탈삼진으로 이 부문 내셔널리그 공동 4위에 올랐다. 1위인 A.J 버넷과는 불과 2개 차이다. 직구의 스피드와 공끝의 위력이 높아지면서 삼진 능력이 향상됐다. 상대적으로 커브나 체인지업 등 변화구의 유인 확률이 높아져 타자들의 배팅타이밍을 효과적으로 빼앗을 수 있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후 "몸관리에 신경써서 더 빠른 볼을 던질 생각이다"라며 직구 스피드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직구 스피드를 꾸준히 92~93마일 정도 유지한다면 삼진은 더욱 많아질 수 있다.

삼진 능력이 엇비슷하다면 탈삼진 타이틀은 부상없이 풀타임을 던질 수 있는 투수가 경쟁에서 유리하다. 경기 후반에도 스피드를 유지할 수 있는 체력, 이닝이터로서 투구수를 관리할 수 있는 경기운영능력은 필수다. 류현진과 다르빗슈의 삼진 퍼레이드가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텍사스 레인저스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탈삼진 1위를 달리고 있다. 스포츠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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