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류중일 감독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04-30 18:24 | 최종수정 2013-05-01 06:48


27일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삼성과 KIA의 경기가 열렸다. 시합 전 삼성 류중일 감독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광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4.27.

"승엽이가 또 선물하더군."

삼성 류중일 감독이 새 운동화를 신고 펄쩍 뛰어오를 기세다. 류 감독은 30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넥센전에 앞서 새로 마련한 운동화를 자랑했다. "내가 뒷꿈치 들고 걷는 거 못 보셨소?" 운동화가 더러워질까봐 까치발을 했다는 농담이었다. 명절을 앞두고 새 신발을 선물받은 어린이같은 표정이었다.

이승엽이 선물한 운동화란다. 지난해에도 이승엽은 자신이 후원받고 있는 모 스포츠브랜드의 운동화를 류 감독에게 선물한 적이 있다.

류 감독이 이번에 선물받은 운동화는 삼성의 유니폼 색깔(파란색)에 황금색 브랜드 마크가 새겨진 것이었다. 신발 뒤쪽에는 류 감독의 이름까지 정성스럽게 담았다.

파란색 바탕은 유니폼 '(색)깔맞춤'을 한 것이고, 금색 마크는 금메달(우승)을 상징하는 듯 했다.

류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신고 있던 운동화가 최근 더러워져서 세탁소에 맡기려고 했는데, 이승엽이 건네준 새 것이 있어서 오늘 신고 나와봤다"고 말했다.

이어 류 감독은 이승엽으로부터 운동화 선물을 받게 된 사연도 소개했다. 이승엽이 지난해 삼성으로 복귀한 뒤 스프링캠프에 참여했을 때였다. 이승엽은 우연히 류 감독의 흰색 운동화를 보고 고개를 가로저었다고 한다. 흰색 바지 유니폼에 흰색 운동화를 신으면 어울리지 않아 패션 감각이 떨어진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때마침 류 감독이 신고 있던 운동화는 이승엽의 후원사가 아닌 다른 업체의 제품이었다. 그래서 이승엽은 류 감독에게 흰색 바지에 어울리는 운동화를 선물하기 시작했다고.


이승엽은 감독 뿐만 아니라 코치, 동료 선수들에게도 종종 선물을 안겼다고 한다. 류 감독은 이승엽에게서 선물을 받아서가 아니라 그의 세심한 마음 씀씀이에 흡족한 눈치였다.

"새 신을 뛰어보자 팔짝"이라고 외친 류 감독의 표정에는 선수들도 펄펄 날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역력했다.
대구=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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