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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 주자가 3루수에게 태그아웃됐다?'
3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넥센전에서 보기 드문 결과가 나왔다.
야구장 현장이나 TV 중계를 통해서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경기 상황이라 확연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내놓은 공식 기록지에는 다소 의아스러운 기록이 적혀있다.
1루 주자가 도루실패로 아웃되는 과정에서 3루수의 태그를 당한 것이다.
6회초 넥센 이택근이 삼성 3루수 조동찬에게 태그아웃으로 기록된 것을 만한다.
1루 주자가 3루수에게 태그를 당했다? 보통 1루 주자가 도루를 시도하거나 런다운에 걸리는 상황이라면 유격수, 2루수, 1루수 중 한명에게 태그아웃되는 게 일반적이다.
3루수가 무슨 공중을 붕붕 날아다니는 무술 고수도 아니고 1루 주자를 태그한다는 장면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30일 삼성-넥센전 기록지에는 그렇게 표기돼 있다. 현장 상황을 돌이켜보면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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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상황은 6회초 1사 1, 2루. 1루 주자는 이택근, 2루 주자는 장기영이었다. 타석에서는 강정호가 삼성 선발 밴덴헐크를 상대하고 있었다.밴덴헐크가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포수의 사인을 받아 3루 도루를 시도하는 장기영을 잡기 위해 3루수 조동찬에게 견제구를 던졌다.
장기영이 제대로 런다운에 걸렸다. 송구를 받은 조동찬은 장기영을 태그하기 위해 뒤쫓았다. 그 사이 2루로 달려간 1루수 이택근은 이미 2루를 밟고 섰다.
오갈데가 없어진 장기영은 2루로 귀루하기 위해 질주하던 중 2루 베이스 몇 발짝을 남겨두고 포기한 듯 천천히 걸었다. 조동찬은 장기영을 거쳐 이택근을 태그했다.
심판은 이택근의 아웃을 선언했다. KBO 야구규칙상 같은 베이스에 2명의 주자가 밟게 되면 그 베이스의 소유권은 선행주자에게 있으며 뒷 주자는 태그당하면 아웃된다는 규정 때문이다.
2루 베이스의 원주인이 장기영이었으니 도루에 실패해 귀루를 했을 때 이택근도 재빨리 1루로 돌아가야 했지만 타이밍이 그렇게 되지 않았던 것이다.
TV 중계 리플레이 화면에서는 조동찬이 장기영이 2루를 밟기 전에 먼저 태그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장기영에 대한 태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고 태그를 당한 이택근의 아웃 상황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결국 1루 주자가 도루에 실패해 3루수에게 태그아웃됐다는 보기드문 기록이 남겨진 것이다.
KBO는 "장기영에 대한 선행 태그가 안된 것으로 판단됐고, 남의 베이스를 밟고 있다가 태그를 당한 이택근을 아웃 처리한 것이 정확한 판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대구=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