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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진 쏟아붓는 한화의 끝판야구를 아시나요?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3-04-17 22:22


개막 후 최다연패인 13연패를 기록하고 있는 한화와 창단 첫 2연승을 기록하며 3연승을 노리는 NC가 만났다. 16일 대전구장에서 펼쳐진 한화와 NC의 경기에서 한화 김응용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4.16/

시즌 개막을 앞두고 5인 선발 로테이션(바티스타-이브랜드-김혁민-유창식-윤근영)에 들었던 투수 3명이 1경기에 모두 등판했다. 또 마무리로 낙점했던 선수가 중간계투로 나섰다. 페넌트레이스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 포스트시즌에나 나올법한 투수진 운용이다. 17일 신생팀 NC 다이노스에 맞선 나선 한화 이글스가 그랬다.

마운드가 불안하다보니 다른 방법이 없는 모양이다.

외국인 선발 이브랜드가 3회초 NC 선두타자 조영훈에게 중전안타를 내주고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런데 이브랜드의 바통을 이어 받은 투수가 안승민이었다. 안승민은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했다가, 팀이 연패에 빠지면서 보직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김응용 감독은 17일 경기를 앞두고 "송진우 투수코치와 상의를 해보고 선발 투수로 전환을 생각해보겠다. 앞으로는 외국인 투수 두 명 외에 고정 선발은 없다"고 했다.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자 김 감독은 안승민을 콜했다.

결과적으로 안승민 투입은 성공적이었다. 4이닝을 4안타 무실점.

4-3으로 역전에 성공한 뒤 맞은 7회초, 유창식이 마운드에 올랐다. 유창식은 올시즌 3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선 선발요원이다. 이날 처음으로 중간계투로 나선 것이다. 김응용 감독은 유창식이 NC 조영훈을 삼진으로 잡자 바로 김혁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최근 6일 간 세번째 등판이다. 지난 12일 LG전에 선발 등판해 2이닝 3실점한 김혁민은 이틀만인 14일 LG전에 또 선발등판했다가 3이닝 6실점하고 강판됐다. 그런데 다시 3일 만에 공을 뿌렸다. 앞선 4경기에 모두 선발 등판했던 김혁민이다. 9회초 2사후 김혁민에 이어 마운드를 밟은 투수는 송창식. 16일 3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세이브를 기록했던 송창식이다. 현재 팀에서 가장 상태가 좋은 투수를 모두 투입한 것이다. 결국 한화는 4대3으로 이겨 13연패 후 2연승을 달렸다.

1승이 급한 한화는 내일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천신만고 끝에 16일 NC를 6대4로 잡고 개막 13연패를 끊은 한화다. 현재 한화의 전력을 감안하면, 부진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만만한 막내 NC와의 경기에 총력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승리를 챙길 수 있을 때 확실하게 챙기자는 계산이다.

투수들의 보직 경계가 무너진 한화로선 고육지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내일은 없다는 식의 '끝판야구'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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