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와 정반대의 모습이 아쉽다.
지난해 선발 때문에 힘든 시즌을 보냈던 SK가 올해는 불펜 때문에 운다.
지난해 SK는 선발 때문에 골머리를 싸맸다. 선발진을 든든하게 세워줘야 할 외국인 투수들이 제몫을 못했기 때문이다. 아퀼리노 로페즈는 시즌 초반 부상으로 낙마했고, 마리오 산티아고도 시즌 중반 무릎 부상으로 3개월을 쉬었다. 로페즈의 대체 선수인 부시는 국내 마운드에 적응하지 못하며 부진했다. 국내 투수들도 부상 등으로 선발 자리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유일하게 윤희상만 풀타임 선발로 나서 10승을 거뒀다. 지난해 SK에서 선발로 던졌던 투수는 무려 14명. 한화와 함께 가장 많은 투수가 선발로 나섰다.
올해 선발진은 매우 좋다. 조조 레이예스와 크리스 세든의 외국인 듀오가 매우 좋은 피칭을 선보이고 있고 윤희상 여건욱 채병용으로 5명의 선발진이 완성됐다. 여기에 김광현이 올라오면서 선발진은 한층 탄탄하게 될 전망이다. 선발만 잘 구성되면 좋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불펜진이 이만수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한다. 지난해엔 선발이 5∼6이닝만 던져주면 엄정욱 이재영 박희수 정우람 등의 막강 불펜이 완벽하게 경기를 틀어막았다. 그러나 마무리 정우람이 군입대하면서 새롭게 불펜진을 구성하게 된 이 감독은 박희수를 마무리로 낙점했다. 그러나 박희수가 WBC 출전 이후 팔꿈치 통증으로 재활치료를 받게 되면서 불펜 구성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선발 요원이었던 송은범을 임시 마무리로 낙점했으나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급기야 손톱이 깨져 2군으로 내려가게 됐다.
이 감독은 "선발이 아무리 좋아도 계속 9회까지 던질 수는 없지 않나. 전력을 갖추기가 참 어렵다"면서도 "있는 선수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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