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3개 구단, 1차지명 묘수없나?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04-10 17:14 | 최종수정 2013-04-11 06:55



신인 1차지명 제도의 부활. 프로야구 팀이 3개나 되는 서울 연고 구단들은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할 수 있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9일 이사회를 열어 신인 지명 제도를 바꿨다. 전력 평준화를 위한 전면 드래프트가 도입되면서 2008년 폐지된 1차지명 제도가 5년 만에 부활했다. 오는 6월에 열리는 2014년 신인 드래프트부터 각 구단들은 연고지역 선수 1명을 우선지명한다. 구단별로 연고지역 기준으로 5개교씩 나누되 먼저 도시연고로 5개교씩 배정하고, 미충족 시에는 광역연고에서 우선 배정한다. 그래도 충족이 안 되면 전체구단 배정 후 남은 고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하여 배정하기로 했다.

문제는 LG, 두산, 넥센이 자리잡고 있는 서울이다. 3개 구단이 어떤 방식으로 팀을 배분할 지 궁금하다.

겉으로 보기엔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현재 서울지역 고교야구팀은 총 14개. 3개 구단이 5개 학교씩 지명하려면 한 팀이 부족한데, 현재 프로구단이 있는 권역에 위치하지 않은 강원, 전북 권역의 학교 중에서 한 학교를 서울 권역으로 임의 편입시키면 된다. 어느 팀에게 어떤 학교가 배정되는지에 대한 세부 규칙은 추후에 논의하기로 했다. 3개 구단 단장들은 이 사안에 대해 스카우트 팀장들에게 일임했다고 한다.

문제는 1차지명 부활이 단순히 서울 권역 나누기라는 숙제 만을 던진게 아니라는 것이다. 서울팀들이 팀당 5개교를 지정하지 않고 1차지명을 할 수도 있다.

LG 백순길 단장은 "서울팀들이 굳이 5개교씩 나눠가질 필요가 없다. 3개 구단이 공동으로 서울 권역 고교팀들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넥센 조태룡 단장 또한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없지만, 서울 3개 구단이 우호적으로 지역 내 고교팀 관리를 하자는데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서울지역 3개 구단이 고교팀 공동관리를 구상하고 있는 것은 최근 달라진 고교야구의 추세 때문이다. 천안 북일고처럼 지방에 있는 학교들이 유리한 운동환경을 조성해 서울 출신 우수 선수를 스카우트 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이런 경우에 대비해 서울 구단들은 "중학교 팀등록이 서울이면, 고등학교를 어느 지역에서 나오더라도 1차 지명 때는 서울 권역 선수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되면 굳이 서울팀들이 5개 학교씩 형식적으로 나눌 필요가 없다. 물론, 이는 아직까지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1차지명 제도의 부활이 결정되면서 나온 여러가지 방안 중 하나다. 당연히 지방 구단들의 반발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항은 추후 논의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서울팀들이 어떤 방식으로 1차지명을 진행할지 결정된 게 없다. 학교를 나눌 수도 있고, 다른 방식을 도입할 수도 있다. 향후 3년간 NC와 KT가 기존 구단들의 1차지명 이후 전국 권역에서 원하는 선수를 지명하기 때문에, 확실하게 1차지명 제도가 자리잡기 까지 3년이라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일단, 올해부터 시작되는 1차지명이 급하다. 최종 결론이 도출되기 전까지는 서울 권역 전체 선수들을 놓고 3팀이 선수 선발을 마쳐야 한다. 잘못했다가는 우수 선수에 대한 중복지명 사태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어떤 방식으로 선수를 뽑을지에 대한 세부사항은 세 팀 관계자가 모여 적절한 방안을 찾아보기로 했다. KBO도 세 팀이 적절하게 합의를 도출해내면, 방식에 대해서는 크게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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