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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권이 뭐길래, 은퇴선수 조직 분열 양상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04-05 11:08


하나로 통합되나 싶었던 프로야구 은퇴선수 모임이 다시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단법인 일구회는 5일 한국프로야구은퇴섭수협회(이하 은퇴선수협)가 은퇴선수의 분열을 꾀하고 있다며 이러한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프로야구 OB 모임인 일구회는 지난 1월 16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 산하 은퇴선수협의회와 통합을 이룬 바 있다. 당시 일구회의 회원은 600여명, 은퇴선수협의회는 200여명이었다.

하지만 지난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에서 뛴 은퇴선수들이 지난달 25일 은퇴선수협으로 공식 발족하면서 다시 분열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순철 KIA 수석코치가 초대 회장, 이용철 KBS 해설위원이 사무총장을 맡았다.

800여명의 회원을 갖고 있는 일구회는 프로 경력이 없는 감독·코치 출신이 33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프로 은퇴선수 출신이다. 이를 근거로 일구회는 오로지 은퇴선수를 위한 단체가 필요하다는 은퇴선수협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일구회는 성명서를 통해 "은퇴선수협의회와의 통합으로 야구계의 대화합을 이뤘고, 은퇴선수의 권익을 더 체계적으로 보호·성장시킬 토대를 만들었다. 그러나 일부 선수들을 중심으로 은퇴선수협이 만들어지며 또다시 은퇴선수 조직이 분열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은퇴선수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힘써온 일구회를 프로야구인의 친목모임으로 격하한 발언에 허탈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현재 일구회는 은퇴선수협 구성에 간여한 박충식 선수협 사무총장을 제명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선 상태다.

일구회는 그동안 은퇴선수들을 대표해 온라인·모바일 게임 회사와 초상권(퍼블리시티권) 협상에 임했다. 연간 25억원에 달하는 계약금액은 회원에게 균등 분배해왔다. 하지만 최근 은퇴선수협이 초상권 협상에 나설 의사를 밝혀 협상 창구가 양분된 상태다.


일구회에 따르면, 은퇴선수협은 일구회원을 대상으로 일구회나 은퇴선수협 어디든 가입해도 상관이 없다며 초상권에 대한 권리만 위임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직접 만나거나 휴대전화 메시지를 통해 초상권 위임을 권유하고 있다.

일구회 측은 은퇴선수협에 초상권을 위임한 회원이 150~2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야구계는 불경기로 인해 초상권 계약금액이 점점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협상창구가 둘로 쪼개진 탓에 받아낼 수 있는 금액이 더욱 줄어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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