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질경기-팀간 전력차 프로야구 흥행 악재될 수 있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3-04-04 18:11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2013 프로야구 경기가 3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LG 4회초 1사 1,2루 정의윤 타석때 이진영이 2루 스틸에 성공하고 있다. 목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4.03/

2000년대 중반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한국 프로야구. 올시즌 프로야구는 제9구단 NC 다이노스의 1군 합류로 전기를 맞았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관중 700만명 시대를 열었고, 올해는 75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어느해 보다 희망찬 2013년 프로야구다. 모든 야구인들이 간절히 바랐던 제10구단 출범을 앞두고 있고, 김응용 감독의 사령탑 복귀, NC와 롯데의 라이벌 매치 탄생 등 흥미진진한 호재도 많다. 홀수구단체제로 운영되면서 3연전을 쉬는 팀이 생겨 리듬이 깨질 수 있다는 걱정이 있으나,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

그런데 시즌이 개막되고 일주일 밖에 안 됐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크게 벌어진 팀 전력 차와 수준 낮은 경기, 이른바 '저질게임'이 프로야구 흥행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프로야구가 한단계 도약을 하려면 프로답게 일정 수준의 경기력을 유지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데, 시즌 초반 이런 요소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물론, 현재 상황만 놓고 본 이야기다.

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넥센-LG전을 보자. 이날 양팀 통틀어 무려 17개(넥센 10개, LG 7개)의 4사구가 나왔다. 히어로즈 선발 강윤구는 2⅔이닝 동안 7안타에 볼넷 4개를 내주고 폭투까지 하며 5실점(4자책점)했다. 두번째 투수 장효훈은 3⅔이닝을 던져 5개의 볼넷을 내줬다. 둘은 올시즌 브랜드 나이트, 밴헤켄, 김병현에 이어 4,5선발로 낙점을 받은 투수다. LG 타선이 화끈하게 폭발해 14대8로 대승을 거뒀지만, 4사구가 난무하고, 실책성 플레이가 이어져 경기의 질이 높다고 할 수 없었다. 상황에 따라 고의 4구가 필요할 수도 있고, 팀 형편 때문에 제구력이 흔들리는 투수를 계속 써야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 수 있는 수준이 있는 법이다.

같은날 벌어진 KIA전에서 한화는 11개의 4사구를 내주며 자멸했다. 16안타를 터트린 KIA는 4사구 11개를 묶어 12대1로 크게 이겼다.

3일 현재 한화가 4경기에서 37개의 4사구를 기록해 팀 1위다. 1경기당 무려 9.25개다. 히어로즈가 32개, SK가 22개를 뒤를 잇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얼마나 볼넷이 많은 지 금방 알 수 있다. 지난 시즌 히어로즈가 경기당 4.58개로 8개 구단 중에서 최다 4사구를 기록했다.

올시즌 강력한 꼴지 후보 한화와 NC의 경기력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한화는 3일까지 개막 4연패를 당했고, NC는 2연패 중이다. NC는 외국인 선발 투수가 강력하지만 타격이 약하고, 수비가 취약하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다보니 경험부족이 나타나고 있다. 한화는 김응용 감독이 취임해 분위기 쇄신을 시도했으나 자원이 빈약하다보니 전력 업그레이드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 타선은 그럭저럭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와 있는데, 마운드가 버텨주지 못하고 있다. 수비력도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NC, 한화와 나머지 팀들간의 전력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프로야구 전체 흥행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은 "새로운 팀이 생기면 전체적인 전력이 떨어질 수가 있다. 일종의 조정기라고 할 수 있는데, 2~3년 간 갈 수도 있다. 그래도 NC는 나름대로 선전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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