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노리는 LG, 투-타 히든카드는 신정락-김용의

LG의 2013 시즌 개막 엔트리 구성이 완료됐다. 선발 5명이 확정됐다. 또, 김기태 감독이 공표하고 있지는 않지만 야수진도 어느정도 교통정리가 됐다는 후문이다. 그렇다면 올시즌 LG의 투-타 전력을 완성시킬 키플레이어는 누구일까. 박용택, 봉중근 등 기량 좋은 베테랑들이 잘해줘야 한다고 하면 이는 당연한 것이다. 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 얼굴이 등장해야 LG의 신바람 야구가 부활할 수 있다.

5선발 따낸 신정락 "눈 감고 던지는 버릇 어떻게 고쳤냐고요?"

LG는 올시즌 외국인 듀오인 주키치, 리즈에 이어 우규민, 임찬규, 신정락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을 가동한다. 외국인 원투펀치가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가운데 우규민과 임찬규가 스프링캠프를 마친 후 김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신정락, 김효남, 임정우 등이 시범경기에서 경쟁을 치렀다. 결국, 최종 선택을 받은 행운을 누린 선수는 신정락. 지난 15일 인천 SK전에 선발로 등판해 5이닝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특히, 주무기인 슬라이더 대신 커브와 투심패스트볼로 상대를 압도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약점으로 지적받던 제구도 한층 안정된 모습이었다.

가장 달라진 것은 투구폼. 신정락은 "스피드를 포기했다. 제구와 변화구의 각도를 더욱 살리고 싶었다. 그래서 공을 던질 때 팔의 위치를 더욱 내렸다"며 "평소 공을 던질 때 힘을 쓰니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그런데 힘을 빼고 공을 던지니 자연스럽게 눈을 감는 버릇도 고쳐졌다. 확실히 제구가 잡히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걱정은 있다. 신정락은 매 시즌 부상을 달고 살아 '유리몸'이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1군 경기에 딱 한차례 등판한 기록밖에 없다. 본인도 자신이 유리몸으로 불리우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정락은 "지금은 아픈 곳이 전혀 없다. 컨디션도 좋다. 힘들게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했으니 올해는 풀타임으로 시즌을 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전 1루수 눈앞 김용의 "평생 한 번 올 기회, 놓치지 않겠다."

경쟁이 치열했던 LG 야수진도 어느정도 정리가 되는 분위기다. 1루도 마찬가지다. 스프링캠프에서 최고참 최동수를 비롯해 김용의, 문선재 등이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그리고 시범경기를 마친 현재 '또치' 김용의가 사실상 주전 1루수로 낙점됐다. 김용의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3안타를 몰아치며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예열을 끝마쳤음을 알렸다.

김용의는 LG 팀 내에서 가장 성실한 선수로 손꼽힌다. 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다. 2년 연속 체력테스트 장거리 달리기에서 압도적인 체력으로 1위를 차지했다. 또, 하루 일과가 야구에서 야구로 끝난다. LG의 한 관계자는 "23일 시범경기 후, 몇 시간 동안 타이어를 때리며 스윙훈련을 하더라"라고 말하며 혀를 내둘렀다.

아픔이 그를 더욱 성숙하게 만들었다. 2008년 두산에 입단했으나, 그 해 LG로 트레이드 됐다. 함께 트레이드 명단에 든 이재영(현 SK)과 반대급부로 LG에 넘어오게 된 이성열(현 넥센), 최승환(현 한화) 등은 주목을 받았지만 깡마른 무명 선수에게는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렇게 2008 시즌을 마친 후 현역병으로 국방의 의무를 마친 후 지난 시즌을 앞두고 복귀했다. 지난 시즌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이병규(9번)가 "스타일상 김용의가 내가 젊었을 때와 참 비슷하다. 지켜봐달라"라고 할 정도로 기대를 모았고, 결국 지난 시즌 1군 경기 83게임에 출전하며 팬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김용의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벌어진 주전 경쟁에 대해 "평생 한 번 올까말까 한 기회다. 절대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하며 "열심히 하다보면 주전 자리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올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아직 수치상으로 목표를 정할 시기는 아닌 것 같다. 다만, 지난 시즌보다 1군에서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싶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김 용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