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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 홈런폭죽, WBC 사이클의 역습?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3-03-21 06:14

19일 목동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SK와 넥센의 시범경기가 열렸다. 2회말 선두타자 넥센 강정호가 중월 솔로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SK 포수는 박경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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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19일 목동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SK와 넥센의 시범경기가 열렸다. 1회초 2사 2,3루 SK 조성우의 중견수 뒤쪽 2루타 때 홈을 밟은 2루주자 최정이 대기타석에 있던 박정권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물론 팀의 간판스타, 더 나아가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잘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예년에 비해 컨디션이 너무 올라온 느낌이다.

최 정은 SK의 새로운 4번 타자로 지목받고 있다. 시범경기 2연속 홈런포. 넥센 강정호는 19일 SK전에서 홈런 2개를 몰아쳤다. 롯데 강민호 역시 20일 LG전에서 투런포를 날렸다.

두산 김현수도 넓어진 대전구장 재개장 첫 홈런포를 가동했다. 이들은 모두 WBC 멤버들이다.

물론 개인적인 편차는 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컨디션이 좋은 상태다.

WBC의 영향이 확실히 있다.

WBC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류중일 감독은 강한 훈련을 선수들에게 요구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류현진 추신수 등은 메이저리그 적응을 이유로 불참한 상황. 김광현 봉중근 등은 부상으로 나올 수 없었다. 전력 자체가 많이 약해졌다. 때문에 강한 훈련을 통해 개개인의 컨디션을 가파르게 끌어올려 강한 조직력으로 난관을 돌파하려 했다.

하지만 투타는 모두 사이클이 존재한다. 잘 던질 때, 잘 맞을 때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이클이 처지기 시작한다. 사이클의 편차에서 차이가 나지만, 모든 선수들이 다 그렇다. 스타급 선수라고 예외는 아니다.

최근 프로야구는 이런 선수들의 사이클에 초점을 맞춰 비시즌을 준비한다. 전지훈련 초반, 강한 훈련으로 사이클을 저점으로 끌어내린 뒤, 전지훈련 막판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그러다 다시 시범경기에서 사이클을 저점으로 떨어뜨린 뒤 개막에 맞춰 서서히 궤도에 오르는 식이다.


사실 이런 방식은 고양 원더스 김성근 감독이 SK 사령탑 시절 즐겨쓰던 방식이었다. 그 이전까지 대부분의 팀은 한 시즌을 길게 준비하기 위해 개막한 뒤 1~2개월이 지난 후부터 사이클을 절정에 오르게끔 관리를 했다. 김 감독은 역으로 시즌 초반 컨디션을 절정으로 끌어올려 선두를 질주하는 방식을 택했고, 결국 성공을 거뒀다. 이런 부분을 견제하기 위해 나머지 팀들도 전지훈련의 강도를 점점 높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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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멤버들은 시즌준비를 1~2주 먼저 시작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시즌을 일찍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부담없이 준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자그마한 폼 하나에도 민감한 게 야구다. 당연히 시즌을 일찍 시작한다는 것은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WBC 멤버들의 타격이 시범경기에서 폭발하는 것은 이런 영향이 당연히 있다. 하지만 시즌을 일찍 시작한다는 것은 시즌 막판 컨디션이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장 개막전 이후 1~2개월부터 사이클이 떨어질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이 지휘하던 SK도 라이벌 팀들이 좋아지던 7, 8월에 고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범경기부터 컨디션이 좋다는 것은 나쁜 일은 아니다. 하지만 페넌트레이스는 길다. 사이클의 역습에 대해서는 고민해 봐야 한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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