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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김진우 빠른 회복세, SUN을 웃게하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3-21 15:55

20일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프로야구 시범경기 NC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부상에서 돌아온 KIA 김진우가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다.
창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3.20

"겉으로는 안그런 척 했어도 속으로는 얼마나 마음 졸였는데…"

KIA 선동열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이건 의례적이 아니라 진짜 기분이 좋다는 표시였다. 마치 먹구름 잔뜩 낀 하늘을 뚫고 햇살 한 줄기가 비치듯, 마음 한 켠을 묵직하게 누르고 있던 고민에 해결의 실마리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20일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프로야구 시범경기 NC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부상에서 회복중인 KIA 윤석민이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창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3.20
선 감독을 미소짓게 한 것은 어깨 통증으로 실전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팀의 1, 2선발 윤석민과 김진우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불과 5일전까지만 해도 각각 캐치볼과 하프피칭 정도만 소화하던 두 투수가 드디어 불펜 투구 단계에 들어섰다. 이로 인해 예상보다 빠른 1군 엔트리 합류가 예상된다.

LG와 시범경기를 앞둔 21일 포항구장에서 이들의 불펜 투구가 이뤄졌다. 원래 예정은 김진우만 불펜에서 공을 던지기로 돼 있었다. 그런데 하프 피칭을 하던 윤석민도 자청해서 불펜 피칭을 했다. 하프 피칭을 통해 점검해보니 어깨 상태가 괜찮아서였다. 윤석민은 무리하지 않고 20개 정도를 가볍게 던졌다. 이어 김진우가 불펜에 들어서 70개의 공을 힘껏 뿌렸다.

선 감독은 이들이 불펜 피칭을 한다는 보고를 듣자 덕아웃에서 서둘러 불펜 쪽으로 이동해 조용히 투구 모습을 지켜봤다. 혹여나 자신이 지켜본다는 점 때문에 투수들이 오버페이스를 할까 우려한 선 감독은 "그냥 나는 없다고 생각해"라면서 뒤로 멀찍이 물러나 이들을 흐뭇하게 지켜봤다.

당초 지난 주말 선 감독은 이들을 이번 주 창원-포항-대구로 이어지는 원정일정에 동행시키지 않고, 재활군에서 훈련하게 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훈련 여건이 좋지 않은 원정길에 몸상태가 좋지 않은 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것보다는 재활군에서 편하게 운동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세 계획을 수정했다. 자신이 직접 눈으로 보면서 페이스를 체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들에 대한 선 감독의 걱정이 컸다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선 감독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게 됐다. 윤석민과 김진우가 나란히 불펜 투구에 들어간 시점에서 구위와 컨디션을 중간 보고를 거치지 않고 직접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회복세는 선 감독의 입장에서도 무척 놀랄만큼 빠르다. 원래 예상 페이스는 윤석민은 하프 피칭 정도, 그리고 김진우가 50개 미만의 불펜 피칭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날도 윤석민은 롱토스부터 시작했고, 김진우는 하프 피칭으로 몸을 달궜다. 그런데 갑자기 윤석민이 "불펜에서 던져보고 싶다"며 불펜 피칭을 자원한 것이다. 20개를 던진 윤석민은 "몸상태가 괜찮다"고 했다. 김진우는 70개의 공을 던지며 직구와 변화구 비율을 6대4 정도로 맞췄다.


이들의 불펜 피칭을 지켜본 선 감독은 미소를 머금었다. 구위 자체보다 몸상태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점이 흡족했기 때문. 선 감독은 "이제 처음 불펜피칭을 시작했으니 구위에 대해 평가하기는 이르다. 그래도 예정보다 빨리 몸상태가 올라오고 있다는 점 자체가 만족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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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선 감독은 이들이 정규시즌 개막엔트리에는 합류하지 못할 것이고, 이후에도 한 두 차례 정도 로테이션을 거르고 난 뒤에야 1군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임준섭과 박경태 등 대체 선발 요원도 준비하고 있었다. 대비책이 있다고는 해도 중요한 두 투수가 없는 상태에서 시즌 개막을 맞이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선 감독은 "전에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는 했지만, 사실 속마음으로는 참 갑갑했었다. 팀의 1, 2선발을 맡아줘야 할 투수들이 초반에 없다는 것은 아무래도 부담이 크다"면서 "다행히 몸상태가 빨리 만들어지고 있는만큼 이들의 공백 기간이 줄어들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선 감독의 얼굴에서는 시종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포항=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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