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2013 프로야구 시범경기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7회초 2사 2루서 한화 김태균이 우월 2점 홈런을 쳐내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3.14. |
"장타 갯수에 집중하겠다."
시즌 중반까지 4할대 타율을 유지하며 대기록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추락하는 팀 성적과 함께 잔부상 공백이 이어지면서 최종 타율 3할6푼3리로 마감했다.
비록 4할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2012시즌 최고의 타율을 기록하며 "역시! 김태균"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랬던 김태균이 올시즌에는 타율에 대해서는 일찌감치 마음을 비웠다.
김태균이 이같이 말한 것은 자신의 처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나는 원래 발이 느린 선수이지 않은가. 남들은 내야안타로 출루할 수 있는 타구에 아웃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로 인해 심리적으로 자꾸 쫓기는 바람에 오히려 해가 됐다. 4할은 아무나 하는 기록이 아니라는 걸 깨달을 것만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대신 김태균은 올해 장타에 집중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작년처럼 안타-출루에 급급한 타격이 아니라 과거 홈런왕을 했던 기억을 되살려서 자신만의 스윙으로 장타 갯수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사실 김태균의 작년 4할 타율 도전에는 밝은 면보다 어두운 면이 더 많았다. 딱히 위력이 없었던 한화의 타선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김태균으로서는 어떻게든 안타를 만들어서 출루를 하는 게 급선무였다. 당시 한대화 감독이 이런 처지에 놓인 거포 김태균을 향해 "미안하다"고 입버릇처럼 할 정도였다.
김태균도 "안타-출루에 연연하다보니 볼카운트 2S 이후에도 장타 욕심은 고사하고 짧은 스윙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의 고충을 회상했다.
그러나 올해는 작년의 부담을 버리고 자신있게 장타를 노리기로 했다. 김태균의 이같은 승부욕을 자극한 것은 달라진 대전구장이다.
대전구장은 올해 외야펜스 확장 공사를 통해 홈런거리가 좌-우 100m, 중앙 122m로 멀어졌다. 이 변화가 김태균에게는 호재다.
김태균은 과거 대전구장에서 경기를 할 때 2루타성 안타를 치고도 느린 발 때문에 1루까지 진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 경기장이 넓어졌으니 허무한 1루타는 감소하고 2루타 이상 장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것이다.
그래서 김태균은 "나같은 스타일의 타자에게는 홈구장이 넓어진 게 오히려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홈런왕을 노리는 것도 아니다. "타이틀이라는 건 노린다고 되는 게 아니다. 그냥 올해는 과거 홈런왕을 차지했을 때 갯수만큼 쳤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김태균은 장타를 늘리기 위해 변화도 시도하고 있다. 스윙을 할 때 왼쪽 다리를 살짝 들어올리는 것이다. 두 다리를 굳게 땅에 딛고 스윙을 해왔던 그에게는 적잖은 변화다.
김태균은 "가끔 힘이 떨어졌을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나는 힘으로 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기존 타격자세를 고수하기 힘들 정도로 힘이 빠질 경우 다리를 들어 타격시 파워를 보충하는 게 도움이 될 것같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균이 요즘 연습중인 달라진 타격자세 역시 장타를 위한 것이었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