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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과연 수비실수를 줄일 수 있을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3-21 09:14

한화 이종범 코치는 수비가 되면 1점차 승부에서 승산이 높아진다고 했다. 한화는 시범경기에서 20일까지 8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수비가 강하면 한 점차 승부에서 강하다.

경기 막판 박빙의 상황에서 승부를 가르는 것은 수비실책, 폭투, 주루 미스 등 기본적인 실수인 경우가 많다. 팀마다 전지훈련 기간 동안 수비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게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한화는 이번 시즌 젊은 선수들 위주로 전력을 꾸렸다. 김응용 감독은 분위기를 바꿔 빠르고 역동적인 야구를 추구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시범경기에서 드러난 한화의 약점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공수주에 걸쳐 미숙한 플레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수비에서 보완해야 할 점들이 많아 보인다.

한화는 20일 대전 두산전까지 8번의 시범경기에서 8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기록지에 표기된 실책이 그러할 뿐, 실제 기록되지 않은 실수를 포함하면 그 두 배가 넘는다.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하기도 했던 이대수는 19일 두산전에서 평범한 땅볼 타구 2개를 놓치는 실책을 범해 경기 중반 교체되기도 했다. 쌀쌀한 날씨에 몸이 덜 풀린 탓인지 이대수 본인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경기후 내야에서 펑고를 받으며 나머지 공부도 해야 했다.

2년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김태완도 이날 경기서 미숙한 수비를 보였다. 원래 내야수 출신인 김태완은 올해 외야수로 변신했다. 전지훈련지에서 외야 수비 훈련에 힘을 기울였다. 이날 경기에서는 우익수로 출전했다. 그러나 2회초 두산 손시헌의 높이 뜬 타구를 소위 '만세'를 불러 2루타를 만들어줬다. 타구 판단에 문제가 있었다. 20일 경기에서는 유격수 하주석과 3루수 오선진이 각각 실책을 저지르며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김응용 감독은 경기후 "수비가 않좋네"라는 말로 아쉬움을 나타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한화의 수비가 불안한 것은 경험 부족에서 비롯됐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수비는 훈련을 통해 어느 정도 약점을 커버할 수 있다. 한화는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때 수비연습을 집중적으로 했다. 한화가 수비를 강조하는 것은 홈인 대전구장의 외야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펜스를 뒤로 밀어 홈런이 덜 나오도록 했지만, 대신 외야수들은 수비할 때 더욱 바빠지게 생겼다. 외야수의 작은 실수 하나가 2루타를 3루타로 만들어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인조잔디를 천연잔디로 바꾸고, 내야의 주로와 마운드에 흙을 깔아 땅볼 타구에도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불규칙 바운드 뿐만 아니라 타구의 속도가 예상했던 것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아직 잔디가 완전히 뿌리를 내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즌 초반 불규칙 바운드가 많이 나올 수도 있다.

이종범 주루코치는 "작년에 1점차 승부에서 많이 졌는데 수비 때문이었다. 수비가 되면 1점차 승부에서 어느 정도 승산이 있다. 감독님께서도 수비를 많이 강조하신다"고 말했다. 투수진 전력은 구축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타선은 사이클을 타게 마련이지만, 수비는 그렇지 않다. 한 번 다져놓으면 어이없이 패하는 경기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한화가 수비에서 걱정을 덜 수만 있다면 이번 시즌 돌풍의 주역이 될 수도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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