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위풍당당했던 아시아 야구, 하지만 이번 3회 대회에서는 기를 펴지 못했다.
일단 한국과 일본 모두 최강팀을 구성하지 못했다. 양국 모두 1, 2회 대회 때는 현역 메이저리거 뿐 아니라 자국 프로선수들 중 최고 수준의 선수를 선발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약속이나 한 듯 주축 선수들의 불참 소식이 이어졌다. 한국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투수 류현진(LA 다저스), 팀을 옮긴 추신수(신시내티)가 빠지면서 투-타의 중심을 잃었고, 봉중근(LG) 김광현(SK) 등 국제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이 부상으로 함께 하지 못했다. 일본도 마찬가지. 다르빗슈 유(텍사스)를 비롯해 스즈키 이치로, 구로다 히로키(이상 뉴욕 양키스) 등 메이저리거들이 일찌감치 불참을 선언해 엔트리 전체를 국내파 선수로 채웠다.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던 야구 변방들의 경쟁력이 높아진 것도 주요한 원인이었다. 일본을 꺾은 푸에르토리코나 1라운드에서 한국을 잡았고, 4강까지 진출한 네덜란드는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쿠바에 비해 이름값이 떨어지는 팀들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 확 달라진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다수의 메이저리거들을 포함한 푸에르토리코는 무서운 집중력을 선보이며 4강 진출 길목에서 강호 미국을 제압, 파란을 일으켰다. 네덜란드는 선수 대부분이 현역 메이저리거가 아닌 마이너리그 소속이지만, 젊고 패기 넘치는 야구로 한국, 쿠바를 넘어섰다. 그만큼 준비도 철저하게 했다고 봐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