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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4강 탈락, 아시아야구는 왜 힘을 못쓴 걸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03-18 16:44 | 최종수정 2013-03-19 06:00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위풍당당했던 아시아 야구, 하지만 이번 3회 대회에서는 기를 펴지 못했다.

지난 2회 대회 준우승팀 한국이 1라운드에서 일찌감치 탈락한 가운데, 일본마저 4강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일본은 18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AT&T파크에서 열린 푸에르토리코와의 4강전에서 1대3으로 패하며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2006년 열린 1회 대회, 2009년 열린 2회 대회에서 연달아 우승을 차지했던 일본의 3연속 우승 꿈이 좌절된 것이다. 타선의 부진이 뼈아팠다. 1회 선취점을 허용한 일본은 선발 마에다 겐타(히로시마)가 5회까지 상대 타선을 잘 막아내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7회 알렉스 리오스(사카고 화이트삭스)에게 통한의 투런포를 내주고 무너졌다.

일본마저 발목이 잡히면서 2회 대회 우승-준우승팀이 모두 체면을 구겼다. 아시아 야구의 추락, 무엇이 문제였을까.

일단 한국과 일본 모두 최강팀을 구성하지 못했다. 양국 모두 1, 2회 대회 때는 현역 메이저리거 뿐 아니라 자국 프로선수들 중 최고 수준의 선수를 선발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약속이나 한 듯 주축 선수들의 불참 소식이 이어졌다. 한국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투수 류현진(LA 다저스), 팀을 옮긴 추신수(신시내티)가 빠지면서 투-타의 중심을 잃었고, 봉중근(LG) 김광현(SK) 등 국제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이 부상으로 함께 하지 못했다. 일본도 마찬가지. 다르빗슈 유(텍사스)를 비롯해 스즈키 이치로, 구로다 히로키(이상 뉴욕 양키스) 등 메이저리거들이 일찌감치 불참을 선언해 엔트리 전체를 국내파 선수로 채웠다.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던 야구 변방들의 경쟁력이 높아진 것도 주요한 원인이었다. 일본을 꺾은 푸에르토리코나 1라운드에서 한국을 잡았고, 4강까지 진출한 네덜란드는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쿠바에 비해 이름값이 떨어지는 팀들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 확 달라진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다수의 메이저리거들을 포함한 푸에르토리코는 무서운 집중력을 선보이며 4강 진출 길목에서 강호 미국을 제압, 파란을 일으켰다. 네덜란드는 선수 대부분이 현역 메이저리거가 아닌 마이너리그 소속이지만, 젊고 패기 넘치는 야구로 한국, 쿠바를 넘어섰다. 그만큼 준비도 철저하게 했다고 봐야 한다.

힘싸움에서 밀린 것도 뼈아팠다. 한국과 일본이 지난 1, 2회 대회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단기전에서 힘을 낼 수 있는 아시야 야구의 특징 덕분이었다. 착실한 수비, 확실한 팀배팅 등을 기본으로 한 스몰볼이 단기전에서 빛을 발했다. 하지만 기본적인 힘의 차이를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한국과 네덜란드의 경기를 돌아보자. 어설픈줄만 알았던 네덜란드 수비가 경기 초반 단단한 모습을 보여주자 한국 선수단 전체가 당황하기 시작하며 경기가 말리고 말았다. 일본과 푸에르토리코의 4강전도 마찬가지. 푸에르토리코가 공-수에서 짜임새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자 일본은 0-1, 1점차로 끌려가면서도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급한 마음에 푸에르토리코 투수들이 던진 변화구에 연이어 헛스윙을 했다. 평소 같았으면 일본 타자들의 방망이가 맥없이 나올 정도의 구위는 아니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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