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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사이드암스로 이재곤(25)은 2006년 쿠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 주역이다. 당시 김광현(SK) 양현종(KIA) 임태훈(두산) 등이 같은 대표팀 멤버였다. 1988년생 동기들이다.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던 이용찬(24·두산)은 빠른 1989년생으로 학년이 같았다. 지난해 암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이두환도 이재곤의 친구였다.
이재곤(1군 기록 무승무패)은 2012년은 88년생 동기생들에게 수난의 한해였다고 했다. 자신 뿐 아니라 김광현(8승5패) 양현종(1승2패2홀드) 임태훈(4승4패3홀드) 모두 성적이 기대이하였다.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말 이두환이 세상을 떠날 무렵 한 자리에 모였다. 2013년엔 부활을 다짐했다고 한다. 그들은 이두환을 떠나보내면서 앞으로 동기생 모임을 좀더 체계적으로 끌고 가기로 했다. 회비를 모아 불우한 사람들을 돕기로 했다.
이재곤은 올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그는 롯데의 사이판, 가고시마 전지훈련에서 가장 눈에 띄었다. 김시진 감독이 발견한 가장 큰 소득이라고 했다. 이재곤이 잃어버렸던 빠르고 힘있는 싱커를 찾았다. 이재곤의 싱커는 구속이 140㎞가 넘고 힘이 실려 묵직하다. 그는 싱커는 자신있다고 했다. 대신 체인지업을 새로 익혔다. 지난 12일 넥센과의 시범경기에선 5이닝 동안 싱커는 단 하나도 안 던졌다. 체인지업의 실전 테스트를 위해 일부러 '발톱'을 감췄다. 이성열과 이택근에서 홈런 2방을 얻어 맞았다. 슬라이더를 던진게 한가운데로 몰렸다.
달라진 이재곤은 씩씩했다. 그는 "그동안은 맞는 걸 두려워했다. 도망가는 피칭을 했다. 이제 맞으면 맞는구나. 하지만 맞기 전에 내가 먼저 공격을 한다는 생각으로 던진다"고 했다. 정민태 롯데 투수 코치를 지난해말 새로 만나고 나서 달라진 부분이다.
현재 이재곤은 선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롯데 선발 로테이션의 다섯 자리 중에서 유먼, 송승준, 그리고 외국인 선수(미정) 3자리는 정해졌다고 봐야 한다. 나머지 2곳을 놓고 이재곤 김승회 고원준 진명호 홍성민 등이 경합중이다.
이재곤은 김시진 감독이 지난해말 롯데 사령탑에 새로 부임한 후 선발 승수 계산에 없었던 선수다. 전지훈련에서 뚝 튀어나왔다. 이런 선수가 예상치 않게 선발 10승 이상을 해준다면 롯데가 생각하는 우승 도전은 힘을 받게 된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