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던지다 한순간 난조 류현진 무엇이 문제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3-12 17:08


LA 다저스 류현진이 12일(한국시각) 밀워키와의 시범경기에서 또다시 한순간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역시 문제는 제구력과 실투였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시범경기 세 번째 선발등판에서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또다시 우려를 샀다. 류현진은 12일(이하 한국시각) 메리베일 베이스볼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동안 5안타를 맞고 3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다저스의 2대3 패. 20타자를 상대해 투구수 78개(스트라이크 45개), 볼넷 2개, 삼진 3개를 각각 기록했다. 시범경기 성적은 4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5.91이 됐다.

3회까지 무실점으로 역투하던 류현진은 4회 급격히 흔들리며 한꺼번에 3점을 줬다. 제구력이 갑자기 흔들렸고, 실투 때문에 적시타가 이어졌다. 선두 카를로스 고메스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리키 윅스에게 가운데 펜스를 맞히는 3루타를 허용하며 첫 실점했다. 알렉스 곤잘레스를 1루수 플라이로 처리했지만, 크리스토퍼 데이비스에게 또다시 중전적시타를 맞았다. 이어 폭투가 나왔고, 1사 2루서 블레이크 랄리에게 좌전적시타를 얻어맞고 3실점째를 기록했다.

지난 7일 클리블랜드전에서도 류현진은 3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던지다 4회 연속 안타로 무사 2,3루의 위기를 자초한 바 있다. 당시 구원투수들이 난조를 보이는 바람에 류현진이 내보낸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아 2실점이 됐다. 타순이 한 바퀴 돈 뒤 4회 갑자기 흔들리는 패턴이 이번에도 반복됐다.

4회 선두 고메스에게 볼 4개를 연속으로 던진 류현진은 다음 타자 4번 윅스를 맞아 볼카운트 1S에서 정면승부를 했지만, 바깥쪽으로 던진 공이 약간 가운데로 몰리면서 중견수 키를 넘어 펜스 상단에 맞는 대형 3루타를 내줬다. 윅스는 최근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친 중장거리 타자. 첫 타석에서는 헛스윙 삼진 처리했으나, 두 번째 타석에서는 실투가 장타로 연결됐다. 계속해서 데이비스와 랄리에게 맞은 공도 모두 한복판 실투였다.

특히 아쉬웠던 것은 팀이 4회초 2점을 먼저 뽑아 리드를 잡은 직후 역전을 허용했다는 점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팀이 득점을 올린 후 이어진 수비에서 실점을 할 경우 상당히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다행히 류현진은 계속된 위기에서 추가실점을 막고, 5회 두 타자를 땅볼로 처리하며 강판, 주어진 임무를 마쳤다.

사실 4회를 제외하면 류현진의 투구는 완벽에 가까웠다. 그러나 두 경기 연속 한 순간 급격히 난조를 보였다는 점은 선발 자리를 다투는 류현진 입장에서는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 경기후 돈 매팅리 감독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좋았다. 포수 엘리스도 끝까지 구위를 유지했다고 했다. 아직 힘을 전부 발휘하지 않고 있지만,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이같은 호평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치열한 선발 경쟁에서 한 순간 무너지는 모습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날 현재 다저스 선발진의 평균 자책점을 보면 조시 베켓 0.00, 잭 그레인키 3.60, 클레이튼 커쇼 5.54, 류현진 5.91, 채드 빌링슬리 7.04, 크리스 카푸아노와 애런 하랑이 각각 10.80이다. 아직까지 류현진의 입지는 탄탄해 보인다.

한편, 류현진은 이날 처음으로 타격 실력을 선보였다. 두 차례 타석에 들어서 삼진, 희생번트를 각각 기록했다. 0-0이던 2회 1사 만루서 상대 선발 마이크 파이어스에게 3구 삼진을 당했으나, 4회 1사 1루서는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1루쪽으로 번트를 대 1루주자를 안전하게 2루까지 보냈다. 국내 시절 단 한 번도 타석에 들어선 적이 없는 류현진이 시범경기 데뷔 타석에서 무난한 실력을 보인 셈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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