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시즌 프로야구의 주요 관심사이자 변수는 기형적인 경기일정이다.
경기가 잡힌 팀이 2연전 또는 3연전을 할때 나머지 한팀은 경기가 없는 월요일 이동일까지 포함하면 최소 4일간 쉬어야 한다.
이를 두고 구단들은 선수들의 생활주기가 불규칙해짐에 따라 경기력에도 어떤 영향을 끼칠지 걱정을 쏟아내고 있다.
이같은 불규칙 경기일정을 놓고 리허설을 한 팀이 있다. 두산이다. 두산은 지난 주말부터 시범경기가 시작됐을 때 유일하게 경기를 갖지 않았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되는 경기에 앞서 오전 10시쯤부터 홈팀 삼성 선수들이 먼저 훈련을 시작했다. 삼성의 훈련이 한창 진행중인 10시30분쯤에 두산 선수들이 경기장을 찾아 3루 덕아웃 앞에서 열심히 워밍업을 했다.
예전같으면 홈팀의 훈련이 끝날 무렵에 원정팀이 경기장을 찾는 게 관례였지만 두산은 이날 일찍 서두른 것이다.
이유가 있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고대하던 경기를 한다고 하니 흥분돼서 그랬다"고 말했다. 당연히 너무 오래 쉬었던 고충을 농담으로 에둘러 표현한 말이었다.
김 감독은 "막상 다른 팀들이 실전에 돌입하고 있는 것을 구경하면서 훈련만 하고 있자니 너무 어색하더라"면서 "코칭스태프는 물론 선수들도 적응이 안되는 것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부적응을 호소한 것은 선수들이 그동안 유지해온 생활리듬 때문이다. 선수들은 한 시즌 내내 월요일 하루를 빼고 매일 경기를 치르는 사이클에 적응돼 컨디션 관리와 출전준비 과정을 여기에 맞춰왔다. 오랜 기간 몸에 베인 습관이 갑자기 바뀌게 되니 어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고작 2연전을 치르는 시범경기도 이렇게 낯선 느낌인데 막상 정규리그에 들어가면 4일 쉰 뒤 우천취소라도 걸려 더 쉬게 되면 컨디션 조절에 적잖은 문제가 생길 것같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의 이런 우려와 달리 캡틴 홍성흔은 "3일 쉬니까 불편한 건 모르겠고 오히려 좋은 것 같던데. 11개 구단으로 늘었으면 더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결국 홍성흔같은 백전 베테랑쯤 되면 컨디션 조절에 능수능란하니까 별 영향을 없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까지 두루 관리해야 하는 감독 입장에서는 걱정이 큰 게 사실인 모양이다.
대구=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