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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승부사 김응용 감독을 영입해 분위기 쇄신에 나선 한화가 '리빌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귀국후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딴판이었다. 전훈 캠프 소득에 대해 "선수들이 잘 따라와줬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던 김 감독은 비록 시범경기지만 내용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입장이었다. 한화는 하주석과 전현태를 2군으로 내려보냈다. 둘은 그 누구보다 캠프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하지만 김 감독은 채찍을 들었다. 김 감독은 10일 경기에 앞서서는 전훈캠프에 데려가지 않았던 이학준과 김경언을 불러올리기도 했다. 지금의 분위기가 길어진다면 '리빌딩'이 말로만 끝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화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스타 키우기가 아니라 선수층을 넓히는 것이다. 사실 김 감독은 프로 사령탑을 맡은 이후 전력이 이렇게 약한 팀을 맡아 본 적이 없다. FA나 트레이드, 외국인선수 등을 통해 당장 전력을 바꿀 상황도 못된다. 결국 유망주들을 발굴해 키워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전지훈련에서 자신감을 품게 만들었던 모습들이 두 차례 시범경기에서 나타나지 않았다는 자체가 실망감을 안길 만한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새로운 출발선에 선 한화로서는 공들여 만들어놓은 리빌딩 분위기가 시범경기 초반부터 막힌 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리빌딩의 핵심은 끊임없이 변화시키는데 있다. 한 두 경기 가지고 실망하기엔 이르다. 김 감독은 여전히 모든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주석과 전현태도 2군으로 내려갔지만, 언제든 다시 올라설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또 기회를 잘 살려가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투수 임기영, 내야수 이학준, 포수 한승택 등은 당장 선배들을 제치고 주전을 꿰찰 후보들로 김 감독의 가슴에 자리잡았다. 지난해말 한화와 2년 계약을 한 김 감독은 당장의 결과물을 바라지 않는다. 2년간 그에게 주어진 일은 '리빌딩'이다. 강한 팀이 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는 것이다. 시범경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전력 극대화를 위한 끊임없는 시도와 멤버 교체가 이어질 것이라는게 김 코치의 전망이다. 한화의 리빌딩은 역동적이며 살아 숨쉬는 유기체의 성장과도 같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