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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됐던 KIA 타격, 화끈하게 살아났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3-11 11:44


9일 광주구장에서 KIA와 한화의 2013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열렸다. 5회말 2사 KIA 최희섭이 우중간 안타를 치고 있다. 최희섭은 이전 타석인 3회말 투런홈런포를 날렸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3.09/

불발탄만 터지던 대포에 드디어 불이 붙기 시작했다.

KIA가 시범경기부터 막강한 화력쇼를 펼치고 있다. KIA는 지난 9~10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 총 25개의 안타를 치면서 무려 17점을 뽑아내 가볍게 2연승을 거두는 위력을 펼쳤다. 특히 25개의 안타 가운데 2루타 이상의 장타가 10개나 되면서 5할9푼2리의 장타율로 9개 구단 중 1위를 찍었다. 홈런도 3개나 터져나왔다.

지난시즌에 비해 확연하게 화력이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시범경기 초반인데다 상대팀 한화의 투수진이 비교적 강하지 않은 영향도 간과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 KIA의 공격력은 지난해에 비해 나아졌다고 할 수 있다. 쳐 줘야할 선수들은 어김없이 제 몫을 하고 있고, 하위타선에서도 심심치 않게 장타를 터트리면서 조화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KIA에 새 둥지를 튼 김주찬이 10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 배트가 부러지면서도 안타를 만들어내고 있다 .광주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3.10/
지난해 KIA는 타선의 부진으로 인해 4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강력한 선발진을 주축으로 한 마운드는 어느 정도 제 몫을 해줬다고 할 수 있었지만, 중심타자들의 잇다른 부상으로 인해 약화된 타선의 무게는 8개 구단 중 가장 약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KIA가 남긴 성적을 보면 알 수 있다. 2012시즌 KIA의 팀 타율은 2할5푼6리로 8개 구단 중 6위였다. 약했지만, '최악'까지는 아니었다.

문제는 장타력에 있었다. 대량 득점이나 전세 역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장타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팀 장타율은 겨우 3할4푼7리로 8개 구단 중 가장 낮았고, 홈런수도 54개로 8개 구단 최소치였다. 팀 홈런 1위였던 SK(108개)에 비하면 딱 절반 수준이다. 이는 중심타선이 빈약했기 때문이다. 이범호와 최희섭 김상현 등 홈런을 치고, 장타를 펑펑 날려줘야 할 선수들이 부상으로 인해 정상적인 시즌을 치르지 못한 탓이다. KIA 선동열 감독은 그래서 지난 시즌 내내 약한 타선에 대한 고민을 놓지 못했다.

하지만 선 감독이 지난해와 같은 고민은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단순히 시범경기 첫 2게임에서 잘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공격력 회복의 기미가 곳곳에서 확연히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부상으로 침묵했던 대형 타자들이 전원 복귀를 완료했다. 이범호 최희섭 김상현은 부상을 완전히 털어내고 시범경기부터 건재함을 과시했다. 특히 최희섭은 시범경기 2게임에서 타율 5할(6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범호는 타율 2할8푼6리(7타수 2안타)로 평범했으나 역시 2타점을 올려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김상현이 아직 완전하지 않은 타격감 때문에 타율 1할4푼3리(7타수 1안타)에 그쳤으나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난 만큼 페이스는 꾸준히 오를 전망이다.

이들 중심타선 뿐만 아니라 기존 핵심선수들도 활발한 타격을 보여줬다. 하위타선에 있는 박기남은 10일 경기에서 홈런을 치는 등 타율 5할(4타수 2안타)을 기록했고, 특히 '만년 유망주'인 신종길은 5타수4안타로 타율이 무려 8할이나 된다. 팀의 간판인 안치홍도 타율 5할(4타수 2안타)을 찍었다.

더불어 '50억 사나이' 김주찬 효과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김주찬은 2경기에서 7타수4안타로 타율 5할7푼1리를 기록하며 리드오프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 김주찬이 1번 타자로 많이 출루하면서 후속 타자들에게 타점기회를 제공하면, 되살아난 중심타선이 이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패턴이 자주 나온 것이다. 덕분에 김주찬은 팀내에서 가장 많은 3득점을 올렸다.


아직 시범경기를 두 차례 밖에 치르지 않아 사실 성적을 논하기에는 이른 감이 크다. 그러나 2경기를 통해 나타난 KIA 공격 패턴의 변화, 즉 상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활발한 공격으로 많은 득점기회를 만들고, 또 이를 되살아난 중심타자들이 장타를 통해 득점으로 연결하는 장면 자체가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선 감독은 올해 KIA의 우승 키워드 중 하나로 '공격력 부활'을 손꼽았었다. 두 차례 시범경기를 치른 선 감독은 "공격력은 기대대로 잘 살아나고 있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KIA가 화력의 재점화를 바탕으로 올해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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