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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발탄만 터지던 대포에 드디어 불이 붙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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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장타력에 있었다. 대량 득점이나 전세 역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장타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팀 장타율은 겨우 3할4푼7리로 8개 구단 중 가장 낮았고, 홈런수도 54개로 8개 구단 최소치였다. 팀 홈런 1위였던 SK(108개)에 비하면 딱 절반 수준이다. 이는 중심타선이 빈약했기 때문이다. 이범호와 최희섭 김상현 등 홈런을 치고, 장타를 펑펑 날려줘야 할 선수들이 부상으로 인해 정상적인 시즌을 치르지 못한 탓이다. KIA 선동열 감독은 그래서 지난 시즌 내내 약한 타선에 대한 고민을 놓지 못했다.
이들 중심타선 뿐만 아니라 기존 핵심선수들도 활발한 타격을 보여줬다. 하위타선에 있는 박기남은 10일 경기에서 홈런을 치는 등 타율 5할(4타수 2안타)을 기록했고, 특히 '만년 유망주'인 신종길은 5타수4안타로 타율이 무려 8할이나 된다. 팀의 간판인 안치홍도 타율 5할(4타수 2안타)을 찍었다.
더불어 '50억 사나이' 김주찬 효과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김주찬은 2경기에서 7타수4안타로 타율 5할7푼1리를 기록하며 리드오프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 김주찬이 1번 타자로 많이 출루하면서 후속 타자들에게 타점기회를 제공하면, 되살아난 중심타선이 이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패턴이 자주 나온 것이다. 덕분에 김주찬은 팀내에서 가장 많은 3득점을 올렸다.
아직 시범경기를 두 차례 밖에 치르지 않아 사실 성적을 논하기에는 이른 감이 크다. 그러나 2경기를 통해 나타난 KIA 공격 패턴의 변화, 즉 상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활발한 공격으로 많은 득점기회를 만들고, 또 이를 되살아난 중심타자들이 장타를 통해 득점으로 연결하는 장면 자체가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선 감독은 올해 KIA의 우승 키워드 중 하나로 '공격력 부활'을 손꼽았었다. 두 차례 시범경기를 치른 선 감독은 "공격력은 기대대로 잘 살아나고 있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KIA가 화력의 재점화를 바탕으로 올해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