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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야구팬들에게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그렇다고 우울할 필요없다. 야구는 계속된다. 9일부터 16일 동안 2013시즌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시범경기가 열린다. 지독한 겨울 추위로 야구가 굶주렸던 팬들에게 이보다 더 기쁜 소식은 없다.
시범경기는 1983년 첫 시행됐다. 이후 지난해까지 총 30시즌 동안 시범 경기 1위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한 건 6번이었다. 해태(현 KIA)가 1987년과 1993년 두 번, 롯데가 1992년, 현대가 1998년, 삼성이 2002년, SK가 2007년 기록을 세웠다.
이처럼 시범 경기와 정규리그 성적의 연관성은 없다고 보는 게 지배적이다. 하지만 사령탑의 팀 운영 스타일에 따라 다를 수는 있다. 이만수 SK 감독의 경우 지난해 시범경기와 정규리그는 다르지 않다는 주장을 했다. SK는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1위를 했고, 정규리그에선 시즌 6월중순까지 1위를 달렸다. 그러다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4위까지 떨어졌다가 치고 올라와 정규리그 2위로 시즌을 마쳤다.
올해은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9구단 NC 다이노스가 시범경기부터 1군에 첫 선을 보인다. NC는 지난해 퓨처스리그(2군)에서 뛰었다. 하지만 다른 8개팀 1군 선수들은 NC가 아직 미지팀이다. 또 지난해 NC와 올해의 NC는 선수 구성이 많이 바뀌었다. 일부에는 NC가 올해 9개팀 중 꼴찌를 할 실력은 아니라고 높게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시범경기 때 가장 바쁜 사람들 중 한 부류를 꼽자면 각팀 전력 분석원들이다. 그들의 주 타깃은 새롭게 등장하는 선수들이다. 그중에서도 외국인 선수들이다. 모두 투수자원으로 상대팀 마운드이 핵이다. 삼성이 거금을 투자했다는 소문이 파다한 밴덴 헐크, 로드리게스, SK의 세든, 레이예스, 한화의 이브랜드, NC의 찰리 아담 에릭 등이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분석원들은 그들의 장단점을 물론이고 버릇(쿠세)까지 이잡듯 찾아낸다. 반대로 이방인 투수들도 국내 타자들을 상대하면서 구질이 통할지를 판단하게 된다.
이번 시범경기는 또 하나의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지난해 시범경깅에서 평균관중이 7470명이었다. 전년도(5110명) 대비 46%나 늘었다. 시범경기에 쏟아진 관중이 고스란히 정규리그 관중 700만 돌파라는 신기록으로 이어졌다. 시범경기 때 흥행하면 그 바람이 자연스럽게 봄 관중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올해는 WBC 1라운드 탈락이라는 악재가 터지고 말았다. 9구단이 NC가 합류하면서 홀수 구단으로 기형적인 시즌을 치러야 한다. 야구팬들이 시범경기에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가 2013시즌 흥행 예상의 하나의 기준 잣대가 될 수 있다.
시범경기는 평일 휴일 구분없이 오후 1시에 시작하며 입장료는 없다. 우천 취소 경기는 다시 열리지 않는다. 연장전은 없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