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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대표팀 연습경기와 본대회의 상관관계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2-28 06:49


대표팀 이승엽은 지난 2006년 WBC때 공식연습경기에서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본 대회에서 5홈런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을 코앞에 두고 대표팀 타자들의 컨디션이 심한 기복을 보여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합숙훈련을 진행하는 동안 NC 다이노스와 4차례 비공식 연습경기를 가졌고, 지난 27일에는 대회 주최측이 지정한 대만의 군인 올스타를 상대로 공식 연습경기를 치렀다. 5경기 전적은 2승3패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는데, 당초 예상과 달리 마운드보다 공격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특히 이승엽 이대호 김태균 김현수 등 중심타선의 컨디션이 들쭉날쭉해 류중일 감독이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전반적인 타격감이 정상 궤도에 오르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연습경기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물론 본 대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타격감이란 본래 사이클을 타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오를 수도 있다. 연습경기를 그저 '연습'이라고 여기면 그 결과를 마음에 담아둘 필요는 없다. 지난 두 차례 WBC 사례를 들여다 보자.

WBC 주최측은 1회 대회 때부터 각국의 선수들이 컨디션을 점검할 수 있도록 공식 연습경기를 마련해 왔다. 본 대회를 앞두고 팬들의 관심을 증폭시켜보자는 의미도 담겨 있는게 공식 연습경기다. 지난 2006년 한국은 일본 후쿠오카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한 뒤 1라운드가 열리는 도쿄로 이동해 지바 롯데와 한 차례 연습경기를 가졌다. 지바 롯데는 직전 시즌 재팬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강팀이었기 때문에 한국으로서는 객관적인 컨디션을 점검할 수 있는 좋은 상대였다. 더구나 2004~2005년 이승엽이 두 시즌 동안 몸담았던 팀이었기 때문에 팬들의 관심도 매우 높았다. 한국은 10명의 투수를 돌려가며 기량을 체크했다. 결과는 7대2 승. 이승엽은 이 경기에서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맹활약을 예고했다. 앞서 후쿠오카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두 차례 연습경기에서는 내용이 좋지 못했던 이승엽이었다. 지바 롯데를 상대로 한 공식 연습경기에서 결승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이승엽은 1라운드 일본전에서 역전 투런홈런을 날리는 등 대회 기간 동안 타율 3할3푼3리, 5홈런, 10타점으로 4강 신화의 주역이 됐다.

2009년 2회 대회 때는 김태균과 이대호가 주목을 받았다. 이승엽이 대표팀에서 빠져 두 선수가 중심타자 역할을 해야 했다. 한국은 하와이 전지훈련을 마치고 1라운드가 열리는 일본에 입성해 세이부, 요미우리와 두 번의 공식 연습경기를 가졌다. 세이부에는 4대2로 이겼지만, 요미우리에는 0대3으로 패했다. 김태균은 2008년 재팬시리즈 우승팀인 세이부전에서 결승 투런홈런을 날리며 나름대로 활약을 펼쳤지만, 이대호는 두 경기에서 무홈런에 그쳤다. 요미우리전에서는 상대 주포 이승엽에게 2타점 2루타를 내주는 동안 대표팀은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해 우려를 낳았다. 2006년 공식 연습경기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그러나 1라운드 들어서 두 선수는 금세 정상 컨디션을 회복했다. 1차전 대만전에서 김태균은 2타수 1안타 2타점, 이대호는 4타수 2안타 1타점을 때려냈다.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하기까지 김태균은 타율 3할4푼5리에 3홈런, 11타점을 뽑아내며 4번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대호 역시 타율 2할7푼8리에 2루타 2개, 5타점으로 힘을 보탰다.

타자들의 타격감은 연습경기와 본 대회 사이에 큰 상관관계가 없다는 결론이다. 결국 부상 등 다른 변수가 없다면 경기 당일 컨디션과 상대투수에 대한 분석과 대비가 타자들의 공격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이야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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