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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4강 도전의 화두는 '뒷심 야구'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3-02-26 01:01 | 최종수정 2013-02-26 06:20



열 손가락이 꽉 찼다. 10년째 이어진 LG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잔혹사. 올해는 끊어낼까. 섣부른 예측은 금물. 2년차 김기태 감독도 일찌감치 '말보다 행동' 모드다. 4강은 진인사 대천명이다. 지도자와 선수가 한 마음으로 물을 주다보면 어느날 갑자기 떨어지는 보너스 열매라는 식의 차분한 접근법. 분위기는 좋다. 객관적 전력은 4강권 밖에 있지만 잠재력만큼은 4강권 안에 있다. 김기태 감독의 카리스마가 2년째 본격적인 자기 색깔을 내고 있다. 모래알 조직력에 끈끈한 점성이 강해지는 중이다. 선수들이 감독을 믿고 따른다. 중심 기둥 아래서 나 아닌 팀을 위해 뭉친다. 이전까지 2% 부족했고, 아쉬웠던 모습이다. 보이는 전력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로 드러나지 않는 전력. 오키나와에서 LG가 만들어 가고 있는 마법의 이중 거울이다.

소프트웨어가 전부는 아니다. 하드웨어가 터무니 없이 약하면 한계가 있다. 그런 면에서도 희망은 있다. 두가지 측면에서 뒷심이 세졌다. 첫째, 불펜을 강화했다. 둘째, 여름 고비에 투입가능한 부상 대체 자원을 확보했다. '뒷심'. 지난 시즌까지 LG가 가장 아쉬워했던 단어다. LG야구는 용두사미였다. 시작은 창대했지만 끝이 미미했다. 시즌 초 팬들에게 '혹시 올해는?'이란 희망을 잔뜩 부풀리다 제풀에 바람이 빠지곤 했다. 여름 승부를 고비로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4위권 밖으로 밀려나기 일쑤였다. 여러 이유 중 하나, 뒷심 부족 마운드 탓이었다. 리드하다가도 불펜 난조로 경기 후반 뒤집혀 팬들의 속을 뒤집어 놓는 경우가 제법 있었다. 올시즌은 희망적이다. '마당쇠' 정현욱을 FA로 영입해 허릿살을 찌웠다. 마무리 봉중근 회복도 예상보다 빠르다. 이미 피칭 단계다. 개막전 합류가 긍정 모드다. 지난 시즌 불펜의 핵으로 활약한 유원상이 WBC 후유증과 2년차 징크스를 넘는다면 불펜 축은 단단해 진다. 좌-우-잠수함의 구색도 괜찮은 편. 정현욱 유원상 이동현 등 오른쪽 날개는 이상무. 경험 많은 류택현 이상열에 구위가 좋은 최성훈이 왼손 날개다. 구위가 부쩍 좋아진 신정락과 김기표 김선규 등 잠수함도 풍성하다.

여름 고비에 대한 보험도 가입했다. 우여곡절 끝에 류제국이 합류했고, 정찬헌과 이형종도 여름철 고비로 인한 투수 수급 비상 상황에 대비한 예비 전력이다. 갑작스러운 부상과 체력저하로 인한 마운드 붕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히든 카드. 물론 '모 아니면 도'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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