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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손가락이 꽉 찼다. 10년째 이어진 LG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잔혹사. 올해는 끊어낼까. 섣부른 예측은 금물. 2년차 김기태 감독도 일찌감치 '말보다 행동' 모드다. 4강은 진인사 대천명이다. 지도자와 선수가 한 마음으로 물을 주다보면 어느날 갑자기 떨어지는 보너스 열매라는 식의 차분한 접근법. 분위기는 좋다. 객관적 전력은 4강권 밖에 있지만 잠재력만큼은 4강권 안에 있다. 김기태 감독의 카리스마가 2년째 본격적인 자기 색깔을 내고 있다. 모래알 조직력에 끈끈한 점성이 강해지는 중이다. 선수들이 감독을 믿고 따른다. 중심 기둥 아래서 나 아닌 팀을 위해 뭉친다. 이전까지 2% 부족했고, 아쉬웠던 모습이다. 보이는 전력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로 드러나지 않는 전력. 오키나와에서 LG가 만들어 가고 있는 마법의 이중 거울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