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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Ryu'라고 불러주세요."
새로운 다저스, 전설의 좌완투수를 다시 품에 안다
쿠팩스는 1955년부터 1966년까지 12년 동안 다저스에서만 뛰었다. 397경기에서 2324⅓이닝을 던져 165승87패 평균자책점 2.76 탈삼진 2396개를 기록했다. '짧고 굵은' 활약으로 다저스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선수 생활은 짧았어도 명예의 전당 입성은 '초스피드'였다. 1972년 86.87%의 높은 득표율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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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새 구단주 그룹은 쿠팩스를 다시 다저스로 불렀다. '구단주 특별 고문'이라는 직책까지 줬다. 쿠팩스는 앞으로 최소 열흘에서 최대 2주간 스프링캠프 때 선수들에게 특별 지도를 펼치는 것은 물론, 시즌 때도 자문 역할을 한다.
이날 카멜백랜치는 쿠팩스의 등장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다저스의 전설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 몰려든 수백명의 팬들로 아수라장이 됐을 정도다. 그만큼 다저스 팬들에게 쿠팩스는 같한 존재다. 새로 구단의 주인을 맞은 뒤 'A Whole New Blue(완전히 새로운 (다저)블루)'라는 슬로건을 내건 다저스에게도 쿠팩스의 복귀가 갖는 상징성은 크다.
다저스의 두 전설, 류현진의 피칭을 보고 싶다
쿠팩스와 류현진의 만남은 기대를 모을 수밖에 없다. 쿠팩스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왼손투수였다. 같은 좌완인 류현진으로선 배워가는 것 모두가 역사적인 순간이 된다. 이미 류현진은 2006년 프로에 첫 발을 내딛으면서 한화의 레전드 좌완투수 구대성에게 서클체인지업을 배워 재미를 본 바 있다. 류현진의 명품 서클체인지업은 그를 '메이저리거'로 이끈 무기이기도 하다.
이번 쿠팩스와의 만남도 류현진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기회다. 쿠팩스는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강력한 직구와 함께 낙차 큰 '폭포수 커브'를 주로 던졌다. 류현진이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만한 서클체인지업에 커브마저 가다듬는다면, 빅리그 연착륙은 시간문제다.
사실 고교 시절 주무기로 활용한 커브는 류현진의 주력 구종이다. 하지만 15일과 17일 불펜피칭에서 류현진은 커브를 던질 때 제구에 고전했다. 바운드 되는 공도 많았다. 공이 미끄러워 손에서 잘 빠졌기 때문이다. 커브를 던지고 고개를 갸우뚱하거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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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투수들을 지도하는 릭 허니컷 코치가 있다. 난 도우러 왔다.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언을 해주겠다"고 했다. 류현진 역시 전설의 지도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쿠팩스는 과거 박찬호와도 인연이 있었다. 박찬호가 처음 다저스에 입단한 1994년부터 단순한 조언 수준을 넘어 투구폼 교정을 돕는 등 '멘토' 역할을 자처했다. 박찬호가 다저스를 떠난 뒤에도 텍사스나 뉴욕 메츠 스프링캠프를 찾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류현진이 박찬호에 이어 쿠팩스의 '2호 멘티'가 될 수도 있다.
쿠팩스 뿐만이 아니다. 박찬호와의 연결고리는 토미 라소다 전 감독(현 고문)과도 이어진다. 라소다 고문은 1976년부터 1996년까지 무려 21년간 다저스를 이끈 명장이다. 그가 감독으로 있을 때 많은 기대를 받고 입단한 박찬호는 라소다 고문의 'Korean Son(한국인 아들)'이었다. 박찬호는 현재까지도 라소다 고문 부부에게 전화로 안부를 전하는 사이다.
라소다 고문은 건강이 좋지 않음에도 카멜백랜치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그는 "류현진의 피칭을 아직 보지 못했지만, 여러 방면으로 뛰어난 투수라는 건 알고 있다. 그가 던지는 걸 빨리 보고 싶다. 충분히 박찬호처럼 성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든든한 도우미가 있을까. 다저스의 살아있는 두 전설이 류현진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진정한 'LA 몬스터'로 거듭나기 위해선 그들의 손을 맞잡아야 한다.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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