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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염경엽 감독, "주전 이미 확정" 그 이유는?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02-10 08:04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선수들이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 위치한 텍사스 레인저스 볼파크에 차려진 전지훈련장에서 2013년을 대비한 힘찬 담금질을 하고 있다. 히어로즈 이강철 수석코치와 염경엽 감독이 10일 오전(한국시간)선수들의 타격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서프라이즈(애리조나)=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2.10/

"주전은 주전에 맞게 훈련합니다. 캠프 시작 때부터 보직을 정해 선수들에게도 전달했습니다."

'초보 사령탑' 넥센 염경엽 감독의 행보가 이채롭다. 파격적이기까지 하다. 아직 보여준 게 없어 조심스럽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부딪히면서 '하나 하나 배워가겠다'는 생각이다.

넥센의 전지훈련이 한창인 10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텍사스 레인저스 볼파크에서 염 감독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취재진과 대화 도중 "주전은 이미 확정됐다"고 선언했다.

염 감독이 밝힌 '2013 넥센'의 밑그림은 이렇다. 일단 타선은 장기영(좌익수)-서건창(2루수)-이택근(중견수)-박병호(1루수)-강정호(유격수)-유한준(우익수)-이성열(지명타자)-박동원(포수)-김민성(3루수)로 꾸려졌다.

여기에 선발투수 5명은 나이트와 밴헤켄의 외국인선수 원투펀치와 김병현, 그리고 강윤구와 장효훈으로 짜여졌다. 중간계투는 문성현과 한현희, 이보근, 박성훈이 중심축으로 돌아가고, 마무리는 손승락이 나선다.

여기까지는 대략적인 시즌 구상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염 감독은 "투수의 경우 선발과 불펜, 야수의 경우에도 주전과 백업이 분명히 구분돼 있다"고 밝혔다. 이미 캠프 시작 때부터 선수들에게 올시즌 맡아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설명을 마쳤다고. 보통 전지훈련에서 경쟁을 통해 주전을 확정 짓는 여타 팀들과는 180도 다른 행보다.

상황에 따라 이 자리를 메울 백업층 역시 분명하다. 투수의 경우, 김상수 김영민 조상우 노환수가 선발투수로 준비중이다. 여기서 2명 정도는 롱릴리프로 뛰다 상대팀에 따라 선발투입되는 형태다. 이른바 '변형 7선발' 체제다. 이렇게 10명 가량이 선발투수로 준비하고, 마정길 배힘찬 이정훈 심수창 등이 불펜으로 준비중이다. 문성현과 한현희는 마무리 손승락이 연투했을 경우, 클로저 역할을 대신한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선수들이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 위치한 텍사스 레인저스 볼파크에 차려진 전지훈련장에서 2013년을 대비한 힘찬 담금질을 하고 있다. 히어로즈 심재학 코치가 10일 오전(한국시간)김민우 정수성과 튜브를 이용한 순발력 훈련을 하고 있다.
서프라이즈(애리조나)=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2.10/
선발과 불펜 사이 구분은 확실하다. 염 감독은 "미리 보직을 알려줘야 그에 맞게 준비할 수 있다. 시즌은 물론,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다. 손승락이 연투해서 힘들겠다 느껴졌을 때, 문성현과 한현희는 일찍부터 '내가 마무리로 나갈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선수가 준비 되고, 안 되고는 마음 자세부터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주전과 백업을 구분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염 감독은 "마무리훈련에서 기술적인 부분을 만들고, 주전 경쟁을 한다. 스프링캠프는 시즌을 준비하는 것"이라며 "역할에 맞게 훈련해야 시즌 때 정확히 쓸 수 있다. 주전으로 뛸 선수들은 컨디션을 조절해줘야 한다. 또 각자 부족한 부분을 만들어주는 데 집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백업선수들은 캠프 기간엔 훈련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시즌 때 주전선수들에 비해 적게 뛰지 않나. 주전은 개막전에 맞춰 몸상태를 만들어 놓고, 백업멤버는 시즌 때 경쟁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스프링캠프에 온 45명이 모두 1군 선수라고 했다. 이들이 2군에 있을 때도 항상 1군에 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현재 훈련중인 멤버는 시즌 때 2군에 내려가더라도 1군의 관리를 받게 된다.

염 감독은 "내 스타일대로, 생각했던대로 준비하고 있다.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시행착오는 내가 겪는 것이다. 결과가 나오면 내년에 바꿀 건 바꾸고, 유지할 건 유지하면 된다"고 했다.

그는 배운다는 자세를 강조했다. 하지만 미리 구상한 부분 만큼은 확실하게 수행한다는 생각이다. 염 감독의 파격적인 리더십, 2013년 넥센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서프라이즈(미국)=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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