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오키나와 2차캠프'에 날을 세우는 이유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2-01 11:51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KIA 선수들이 테니스공을 이용한 외야 수비연습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오키나와에 가서 봐야 알 수 있어요."

KIA의 미국 애리조나 제1차 캠프가 종료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몸을 추스르기 위해 본진들보다 11일이나 빠른 지난 9일에 미국 애리조나로 떠난 재활조의 경우 체류기간만 벌써 한 달이 가까워 온다. KIA는 9일 인천공항을 거쳐 일본 오키나와로 들어가 제2차 스프링트레이닝을 진행하게 된다. 여기에서도 거의 한 달을 보내는 일정이다.

보통 약 2개월에 걸친 스프링캠프 동안 가장 피로가 몰려오고 선수들이 힘겨워할 때가 바로 현재 시점이다. 팀별로 차이는 있지만, 20일 이상을 해외 전지훈련 캠프에서 보내며 선수들의 체력과 인내력이 떨어진 시기다. 사실 많은 팀들이 2월 초순에 캠프 장소를 변경하는 데에는 이러한 선수들의 피로감을 감안해 환경을 바꿔주려는 의도도 일부 담겨있다. 새로운 곳에서 좀 더 다른 훈련내용으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게 되면 선수들도 또 다른 의욕을 낼 수 있다. 지난해 우승팀 삼성을 비롯해 KIA와 SK 넥센 LG 등 무려 5개 구단이 1차 전지훈련을 각기 다른 장소에서 진행한 뒤 2월 초순경 오키나와로 집결한다.

이렇게 진행되는 오키나와 2차 캠프의 핵심은 바로 '실전연습'이다. 워낙에 따뜻한데다 지리적으로도 멀지 않아 한국 프로팀 뿐만 아니라 일본 프로팀도 여기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게 되는데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스파링 파트너'들이 결정된다. 1차 캠프를 통해 갈고닦은 기량과 전술 등을 시험하고 다시 또 가다듬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훈련 내용도 철저히 실전연습경기 일정 위주로 돌아간다. 선수들의 입장에서도 시즌 때의 긴장감을 미리 느껴볼 수 있는 기회다.

이런 이유로 KIA 선수단 역시 오키나와 2차 캠프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갖고 있다. 슬슬 애리조나의 작렬하는 태양볕에도 지쳐갈 시점이다보니 조금은 온화한 날씨에 음식이나 시차도 한국과 비슷한 오키나와로 가고 싶다는 게 표면적 이유. 그러나 그 내면을 보면 어서 빨리 실전연습을 통해 자신들의 힘을 시험해 보고싶은 의욕이 배어나온다.

이는 코칭스태프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 올시즌 당면과제인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새로운 전술과 전략에 관한 구상을 실전에서 적용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전략과 전술 가운데에는 훈련과 연습만으로 이뤄지지 않는 것들이 많다. 실전에서 해봐야만 그 효과가 명확하고 세밀하게 입증되는 것들이 많다. 오키나와 2차 캠프의 연습경기는 바로 이런 것들을 조율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KIA의 경우 팀 운용에 있어서 지난해와 올해의 차이점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FA 김주찬의 영입과 부상 선수들의 대거 복귀 등으로 타순과 수비 포메이션 등에서 여러가지 변화가 가능해졌다. 과연 어떤 조합으로 타순을 짜고, 수비 위치를 정하는 것이 최대 효과를 내는 지는 반드시 실전을 통해 검증받아야 한다.

또 다른 중요한 과제가 바로 투수진의 보직 확정이다. 실전에서야 비로소 입증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불펜에서 아무리 엄청난 구위를 자랑해도 실전 경기의 마운드에서 상대 타자를 앞에 세워놨을 때 못던지면 아무 소용이 없다. 또 실전 상황, 이를 테면 선발이나 팽팽한 접전에서의 중간계투, 혹은 박빙 리드에서의 마무리 등과 같은 장면에서 어떤 투수가 제 기량을 확실히 발휘할 수 있는 지도 알 수 있다. KIA에 필요한 '필승 마무리'도 오키나와에서 검증받을 것으로 보인다.

KIA 이순철 수석코치는 "애리조나에서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훈련을 매우 잘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실력과 훈련 효과는 아무래도 실전을 통해 체크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오키나와 캠프에서 치르는 14번의 연습경기가 매우 중요하다"며 오키나와 캠프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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