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선언한 박찬호의 진로는 미국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오말리 구단주는 박찬호에게 아메리칸드림을 이루게 해준 은인이다. 지난 94년 LA 다저스 구단주였을 때 박찬호를 입단시켰던 오말리 구단주는 지난 2009년 필라델피아 시절 박찬호가 은퇴의 고민을 할 때 다시 일어서게 해줬다.
박찬호는 "필라델피아에서 선발로 시작해서 중간으로 떨어졌고, 구원으로 나간 첫 경기서 4점을 내줘 경기가 뒤집힌 적이 있다. 그리고 LA로 옮겨서 다저스와 3연전을 했는데 첫 이틀 동안 '이게 진짜 마지막인가'라는 고민을 했다"고 했다. 3연전의 마지막날에 아침 일찍 오말리 구단주에게 전화를 하고 집에 찾아가 처음으로 은퇴라는 말을 꺼냈다.
"앞으로의 진로걱정과 요즘 안좋은 경기에 대한 아쉬움을 토해냈는데 오말리씨가 '가족이, 사랑하는 아이들이 아파 병원에 가야되는 것보다 더 마음아픈 일은 없다'면서 '너무 큰 경력을 쌓았기 때문에 못했다고 걱정할 필요없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던지면 된다'고 격려를 해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말리 구단주는 박찬호에게 "커리어가 많아 할 일이 다양하다. 은퇴는 지금해도 되고 언제가 되든 후회없이 한 다음에 은퇴를 하고 다음 일은 편안하게 사회가 원하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해라"고 조언을 했다.
진로문제로 잠을 설쳤던 박찬호는 오말리 구단주의 말에 힘을 얻어 그날 낮경기였음에도 3이닝을 호투하며 무실점으로 막았고 이후 막강 셋업맨으로 활약하며 월드시리즈에도 진출했다. 그날이 6월 8일 다저스전(3이닝 1피안타 무실점)이었다. 그리고 그 힘으로 124승이라는 아시아인 메이저리그 최다승 기록까지 세웠다.
박찬호는 야구 행정 및 경영 쪽으로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다. 오말리 구단주가 다시한번 박찬호를 이끌어줄 은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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