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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출전에 대한 확답을 못해드려 국민들께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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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에게 현재 가장 중요한 문제는 새로운 팀을 찾는 일이다. 올해까지 6년간 몸담았던 클리블랜드와는 결별이 거의 기정사실화 됐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좋은 성적을 못 낸 클리블랜드는 팀 리빌딩을 선언하면서 '고액 연봉자'의 반열에 오른 추신수와의 재계약 대신 트레이드 카드로 쓸 가능성이 크다. 이미 클리블랜드의 크리스 안토네티 단장은 지난 13일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추신수와의 재계약 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협상 실패를 인정한 바 있다.
때문에 이번에 추신수가 미국으로 돌아간 뒤 가장 중요하게 처리할 문제가 바로 새 팀을 찾는 일이다.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구단은 (나에게는) 가족과도 같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성적이 좋지 못하다보니 팀이 리빌딩 중에 있다. 그러면서 재계약에 관한 합의점을 못 찾았다"고 밝혔다. 이어 "트레이드와 관련해 한국언론의 많은 보도를 접하긴 했지만, 아직 보라스와 이야기를 나눈 것이 없어서 정확히는 모르겠다"면서도 "아마 메이저리그 윈터미팅 후 1주일 안에는 결정이 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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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추신수는 공교롭게도 류현진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떠났다. 같은 에이전트를 두고 있어 함께 비행기를 탄 것이다. 2009년 제2회 WBC와 2010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류현진과 연이어 한솥밥을 먹으며 친분을 다진 추신수는 이번 국내 체류기간 동안에도 류현진과 함께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많은 시간을 보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입성을 눈앞에 둔 절친한 후배 류현진에 대해 "대표팀에서는 많은 이야기를 못 나눴다가 이번 국내 체류기간에 거의 합숙하다시피 함께 지냈다. 그러면서 보니 정말 성격도 좋고, 긍정적이었다. 야구를 할 때와는 전혀 달랐다. 성격이 낙천적이기 때문에 분명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추신수는 홀로 험난한 마이너리그 시절을 이겨내고 메이저리거가 된 선배로서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 가면 통역도 있고, 일을 도와주는 사람도 붙겠지만, 스스로 먼저 팀 동료와 어울리려고 해야 한다. 돈을 많이 받는 외국인 선수는 소외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 안된다. 류현진에게 의사소통이 조금 안되더라도 먼저 다가가 동료와 어울리라는 조언을 해줬다"고 밝혔다.
아직 100%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입성할 경우 추신수와 대결할 가능성도 없진 않다. 추신수는 류현진과의 대결 가능성에 대해 "(상상만 해도) 정말 가슴 뜨거워지는 장면이다"라면서 "그간 외부에서 지켜보기만 한 입장이었지만, 류현진이 정말 잘 던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친한 사이지만, 만약 대결이 이뤄진다면 서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는 잘 치려고 할테고, 류현진도 나를 잡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어떤 결과든지 뿌듯한 대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BC 확답 못해 국민께 죄송
한편, 추신수는 관심사 중의 하나인 제3회 WBC 참가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명했다. 현재 팀이 결정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지금 트레이드설도 많고, 클리블랜드와는 재계약도 안된 상황이라 WBC 참가 여부를 정확히 말하기 힘든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신수는 "지금의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새 팀과의 계약이다. 국민들께서는 당연히 내가 WBC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으시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계약과 관련해)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어 뭐라 확답을 드릴 수 없다. 이 점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고 양해를 구했다.
인천공항=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