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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거포 최형우(29)는 미래의 신부 박향미씨(29)를 3년 전 처음 만났다. 야구하는 후배가 박씨를 소개시켜주었다.
최형우가 신부에게 반한 건 인형 같은 외모와는 정반대인 털털함이라고 했다. 박씨는 최형우 앞에서 허점을 자주 보였다. 도시적인 박씨는 최형우와 식사를 할때 자주 음식을 흘렸다. 오히려 가식적인 내숭도 떠는 법이 없었다. 같이 손잡고 걸어가다 다리를 삐끗하는 일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빈틈을 사랑하는 남자 최형우에게만 보여주었다.
최형우는 "여자친구를 만나고 3년 동안 단 한 번도 안 싸웠다"면서 "서울과 대구로 떨어져 있어 오히려 애틋한 마음이 있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박씨는 만난 지 2년이 지나고 결혼을 결심했다. 그리고 부산에 있는 장인을 찾아갔다.
최형우를 본 장인의 첫 마디는 "TV에서 보는 것 보다 실물이 훨씬 괜찮다"였다. 장인은 야구 마니아라 금방 가까워질 수 있었다. 골수 롯데팬이다. 그런데 예비 사위가 삼성 중심타자라 요즘은 롯데와 삼성 두 팀을 응원한다고 한다. 롯데와 삼성이 맞대결하면 시시때때로 응원 팀이 달라진다.
최형우는 신혼집을 대구 수성구에 마련했다. 이미 열흘 전 그 집으로 이사해 살고 있다. 그는 "당분간은 아내가 일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 내조라는 걸 받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형우의 올해 연봉은 3억원이었다.
최형우는 삼성 입단 이후 오랜 무명 세월과 퇴출, 군복무(경찰청) 후 재입단이라는 많은 굴곡이 있었다. 그리고 지난해 마침내 삼성의 4번 타자로 홈런왕(30개) 타점왕(118개) 등 타격 3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국내야구를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하지만 올해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부진으로 마음 고생이 심했다. 결국 시즌 중반부터 치고 올라와 14홈런, 77타점, 타율 2할7푼1리를 기록했다.
그는 2013시즌은 무조건 잘 될 거라고 했다. 왜냐면 아내가 챙겨주는 따뜻한 밥을 먹고 운동장으로 출근할 수 있으니까.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