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포스팅 공시에서 일단 대박을 쳤다. 메이저리그의 한 구단이 무려 2573만7737달러 33센트라는 엄청난 금액을 포스팅 입찰액으로 제시하면서 류현진과 단독 협상권을 따냈기 때문이다. 클리블랜드나 LA 다저스, 시카고 컵스, 텍사스 등 여러 후보군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은 정확히 알 수 없다.
팀의 에이스를 떠나보낸 한화는 4년 연속 최하위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전력을 보강해야 한다. 이전과는 달리 FA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입장이다. 그런데 지갑마저 엄청나게 두둑해졌다. 류현진의 포스팅 자금은 프로 구단의 한 시즌 운영비 규모와 맞먹을 만큼 크다. 한화의 입장에서는 제대로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이런 대규모 외부자금의 유입은 시장상황을 크게 뒤흔들 수 있다. 일단 한화가 통큰 베팅을 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FA시장의 경쟁구도도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가 '베팅'을 하면 삼성이나 LG, KIA 등 '재벌구단'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자연히 FA선수들의 몸값은 높은 가격대에 형성된다.
'류현진 포스팅'의 또 다른 후폭풍은 '아메리칸 드림'의 전파다. 류현진과 비슷한 입장에서 해외 진출을 꿈꿨던 선수들의 눈높이는 적어도 '2500만 달러'라는 액수에 맞춰지고, 또 해외 진출을 망설였던 선수들도 "그래, 나도 도전해보자"하는 식으로 적극성을 띄게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삼성 특급마무리 오승환이나 KIA 에이스 윤석민 등이 류현진의 미국행을 남의 일 같지 않게 받아들일 선수들이다. 특히 오승환은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올 시즌 종료 후 포스팅시스템으로 해외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 입장이다. 류현진의 성공을 보고, 오승환의 심장도 들끓을 여지가 충분하다. 이런 현상은 오승환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에게도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여러모로 류현진이 남긴 여진이 국내 무대를 뒤흔들 것으로 여겨진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