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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똑같은 노래가 나와서 좀 그랬어요. 훨훨 날아야죠."
신세대인 심창민이 불만을 가질 만도 했다. 매번 같은 곡이 나오는데 그것도 트로트다. 이에 심창민은 구단 측에 조용히 등장음악을 부탁했다. 한국시리즈에 와서야 테마송이 생긴 것이다.
심창민이 선택한 곡은 YB의 <나는 나비>다. 남은 경기에서 등판하게 된다면,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거야. 노래하며 춤추는 나는 아름다운 나비'라는 가사가 잠실구장에 울려 퍼질 것이다. 심창민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등장음악을 골랐다. 남은 한국시리즈에서 훨훨 날아보겠다"며 활짝 웃었다.
10년 선배면 쳐다보기도 힘든 '대선배'다. 경외감을 느낄 만도 했다. 시즌 전 오키나와 전지훈련 때 만난 이대호가 "어, 경고(경남고를 줄여 부르는 말)!"라고 알아봐줘서 너무나 좋았다고.
하지만 심창민은 이내 "아직까지 한 게 없다"며 들뜨는 걸 경계했다. 2홀드를 올렸지만, 부끄러운 기록이라는 것이었다.
바로 팀이 패배한 3차전 때 4회말 2사 1루서 등판해 도루와 포수 실책, 그리고 폭투로 1점을 내준 장면을 자책한 것이다. 5-6으로 추격을 허용한 뼈아픈 실점이었다. 비록 본인의 자책점으로 기록되지 않았고, 역전을 허용하지 않아 홀드 기록도 추가했지만 한없이 부끄러웠다.
심창민은 "이제 떨어질 곳도 없다"며 남은 경기 분발을 다짐했다. '아기사자' 심창민이 또 한 번 한국시리즈의 중심에 설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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