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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4번 타자 박석민(27)의 방망이가 침묵하고 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삼성의 해결사였지만 한국시리즈에서 극도로 부진하다. 그러면서 팀도 2연승 뒤 2연패로 내리막을 탔다.
류중일 삼성 감독의 고민은 4차전을 앞두고 부터 시작됐다. 박석민은 몸상태가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류 감독은 "선수는 괜찮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참고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박석민의 컨디션에 의문 부호를 달았지만 결국 타격 훈련을 지켜본 류 감독은 박석민을 4차전에도 선발 4번 타자로 투입했다. 하지만 또 박석민은 보여준 게 없었다. 방망이 타이밍이 늦었다. 직구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서 변화구에도 대처할 수 없었다.
류 감독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박석민을 아예 선발 라인업에서 빼는 것이다. 또 하나는 박석민의 타순을 재조정하고 4번을 새로운 타자에게 맡기는 것이다.
박석민의 타순을 조정할 경우 부담이 가장 큰 4번을 칠 적임자는 이승엽이다. 중심 타자 중에서 이승엽이 가장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 최형우가 또 걸린다. 이번 시즌 최형우는 이승엽 다음 타순에선 극도의 슬럼프를 보였다. 그 징크스 때문에 최형우는 이승엽 앞 타순 또는 한 타자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배치됐다. 박석민을 몇 번 타순에 넣어야 할 지도 고민을 해봐야 한다.
4번 타자는 타순의 중심이다. 따라서 4번이 박석민 처럼 흔들리면 전체 타순이 뒤죽박죽될 수 있다. 그래서 4번 타자를 교체할 때는 용단이 필요하다. SK도 지난 삼성과의 2차전 때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이호준 대신 이재원을 넣었다가 실패,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이후 이만수 SK 감독은 다시 이호준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삼성이 하필 가장 큰 경기인 한국시리즈 도중 이런 문제에 직면했다.
박석민에게 계속 기회를 주어야 하나, 아니면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주어야 할까. 어떤 선택이 올바른 건지는 5차전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