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명품 한국시리즈 톱5. 1위는 84년 롯데-삼성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2-10-23 16:47 | 최종수정 2012-10-23 17:41


2012년 한국시리즈는 팬들의 기억속에 어떻게 남을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처럼 재미없게 끝나 팬들이 기억조차 잘 하지 못하는 시리즈도 있지만 해마다 가을만 되면 가슴속에서 열정이 솟구치게 하는 시리즈도 있다. 82년부터 시작해 지난해까지 30년 동안 치러진 한국시리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명품 시리즈' 톱 5를 꼽아봤다.

①1984년 롯데 vs 삼성

최동원의, 최동원에 의한, 최동원을 위한 시리즈였다. 롯데의 에이스 최동원은 삼성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을 무너뜨렸다. 1차전 완봉승에 3차전 완투승을 따낸 최동원은 5차전서 패하자 6차전엔 5회부터 구원등판해 승리를 지켰고, 7차전에 또 선발로 나서 완투승으로 롯데에 첫 우승을 안겼다. 혼자서 한국시리즈 4승. 그 외엔 누구도 못했고, 앞으로도 하기 힘든 성적을 남겼다.

②2002년 삼성 vs LG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은 준PO부터 올라온 LG에 예상외로 고전을 했다. 3승1패로 우승에 1승만을 남겨놓고 5차전에서 패한 삼성은 6차전마저 내줄 위기에 처했다. 6-9로 뒤진 9회말에 기적이 일어났다. 시리즈 내내 부진하던 이승엽이 LG 이상훈을 상대로 동점 스리런포를 터뜨렸고, 이어 나온 마해영이 바뀐 투수 최원호로부터 우월 역전 끝내기 홈런을 쳤다.

③2009년 KIA vs SK

사인 훔치기 논란까지 야기하며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친 KIA와 SK는 3승3패를 기록해 최종 7차전까지 승부를 가져갔다. SK가 박정권의 투런포 등으로 앞서며 우승에 한발짝 다가가는 듯 했지만 KIA가 뒷심을 발휘했다. 나지완의 투런포와 안치홍의 솔로포, 김원섭의 동점타가 터지며 5-5 동점. 9회말 나지완이 채병용으로부터 끝내기 솔로포를 터뜨렸다. 한국시리즈 사상 첫 7차전 끝내기 홈런이었다.

④2004년 현대 vs 삼성


가장 끈적끈적한 시리즈였다. 시간제한(4시간)과 이닝제한(12회)무승부로 무려 9차전까지 열리며 체력전을 펼친 시리즈다. 배영수의 10이닝 노히트노런은 12회까지 진행돼 공인받지 못했고, 계속된 무승부는 9차전을 빗속의 혈전으로 만들었다. 비에 잠겨 도저히 경기를 할 수 없는 그라운드였지만 끝까지 진행됐고, 현대 선수들은 4승3무2패로 빗속 흙탕물 속에서 기뻐했다.

⑤2000년 현대 vs 두산

3연승을 먼저 거두고도 역전당할 수 있다는 공포심을 처음 던진 시리즈. 공동 다승왕 3명이 나선 현대가 초반 3연승으로 싱겁게 우승컵을 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두산의 뚝심은 야구판을 뒤흔들었다. 4∼6차전을 모조리 잡아내며 7차전까지 승부를 끌고갔다. 그러나 7차전은 허무하게 현대가 낙승. 퇴출이 거론되던 3루수 톰 퀸란이 2개의 홈런포를 터뜨리며 현대의 두번째 우승을 만들어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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