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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양승호 감독은 플레이오프 불펜 운용법에 대해 김사율과 정대현을 상황에 따라 번갈아 마무리로 기용하겠다고 했다. 즉 김사율이 먼저 나가면 정대현이 마무리를 맡고, 정대현이 먼저 등판하면 김사율이 뒷문을 책임지는 방식이다. 선발 송승준이 6회 1사 1,2루의 위기를 맞자 롯데 벤치는 주저없이 정대현을 투입했다. 전날 비슷한 상황에서는 김사율이 먼저 나갔다.
정대현은 6번 김강민을 볼카운트 2B1S에서 120㎞짜리 커브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벗어나는가 했다. 정규시즌서 김강민에게 1타수 1안타를 허용했던 정대현이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완벽하게 타이밍을 빼앗았다. 그러나 7번 조인성에게는 통한의 적시타를 맞고 말았다. 조인성은 볼카운트 1S2B에서 4구째 한복판으로 몰린 133㎞짜리 싱커를 잡아당겨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리며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정대현이 다소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를 잡으려고 던진 공이 실투가 되고 말았다. 정대현은 올해 정규시즌서 조인성과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5년간 상대 성적에서는 정대현이 절대 우세를 보였다. 조인성이 LG 시절이던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정대현은 15번 만나 13타수 1안타 삼진 4개로 잠재웠다. 피안타율 7푼7리에 볼넷은 2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 그렇게 약세를 보였던 조인성에게 위기 상황에서 적시타를 얻어맞은 것이다. 실투 때문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이어 정대현은 8번 대타 이재원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이명우로 교체됐다. 정대현이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SK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셈이 됐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