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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는 소위 '미치는 선수'가 나와야 승리한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시리즈를 지배하는 대활약을 펼치는 '미치는 선수'는 기존의 주전 선수 중에 나올 수 있지만 평소 주목받지 못하던 백업 멤버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백업 포수 용덕한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7회말 수비 도중 잠실구장의 불규칙 바운드에 의해 홈 송구를 눈에 맞은 강민호가 교체되자 투입된 용덕한은 연장 10회초 선두 타자로 나와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황재균의 적시 2루타에 홈을 밟아 결승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이튿날 2차전에서는 1:1로 맞선 9회초 1사 후 좌월 솔로 홈런으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수비에서도 용덕한은 무난한 모습을 보이며 공수 양면에서 주전 포수 강민호의 공백을 훌륭히 메웠습니다. 롯데가 준플레이오프에서 터뜨린 2개의 홈런은 모두 백업 멤버들이 기록한 것입니다.
이처럼 백업 멤버의 대활약은 포스트시즌의 한 시리즈 전체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박준서와 용덕한의 활약이 SK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반드시 계속된다는 법은 없습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두산이 롯데의 주전 선수들 위주로 분석하고 경계해 왔기에 백업 멤버인 박준서와 용덕한에 대한 경계는 상대적으로 느슨했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의 대활약을 지켜본 SK는 두 선수의 장단점을 낱낱이 분석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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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의외성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스포츠입니다. 예상을 뛰어넘는 백업 멤버의 대활약은 야구의 의외성에 부합하는 포스트시즌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펼쳐지는 SK와 롯데의 플레이오프에서도 백업 멤버의 '미친 활약'이 이어질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