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SK-롯데, 징크스 전쟁으로 PO 열기 불붙였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2-10-15 15:56


2012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하는 SK와 롯데가 16일 열리는 1차전을 앞두고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15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 1루 특설무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양승호, 이만수 양팀 감독과 대표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있다. 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2.10.15/

"첫째, 둘째가 태어난 해 모두 우승했다. 올해 셋째가 태어났다."

종목 특성상 매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야구선수들. 특히 포스트시즌과 같이 큰 경기를 치를 때면 셀 수 없는 징크스들에 대해 더욱 민감해지기 마련이다. 어떤 행동을 하든, 어떤 생각을 합리화 시키든 모두 승리를 따내기 위한 것이고 패배를 면하기 위한 것이다.

1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등장한 이호준 정근우(이상 SK), 김사율 황재균(이상 롯데)이 자신들의 징크스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행사장에서 가장 큰 설득력을 얻은 사람은 SK 정근우. 그의 말대로라면 올해 우승은 SK의 차지였다. 그리고 우승을 하려면 자연히 롯데를 플레이오프에서 꺾어야 한다. 정근우는 "생각해보니 첫째가 태어난 해 우승했고, 둘째가 태어난 해 또 우승을 했다"며 "올해 셋째가 태어났다. 이번에도 꼭 우승해 태어난 딸에게 큰 선물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2008년 첫째 아들 재훈군을 득남한 정근우는 2010년 둘째 지완군을 얻었다. 그리고 올해 6월 딸 수빈양이 세상의 빛을 봤다. 공교롭게도 SK는 한 해를 거르며 2008, 2010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그야말로 정근우의 자녀들이 SK에는 복덩이었던 셈. 정근우의 말에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많은 공감을 얻었다.

롯데의 징크스도 만만치 않다. 롯데 징크스의 주인공은 이날 행사장에 나타나지 않은 팀의 맏형 홍성흔. 황재균은 "롯데가 가을야구에만 진출하면 첫 스테이지를 넘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준플레이이오프에서 승리해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하나의 충격적인 사실을 공개했다. 황재균은 "홍성흔 선배님이 미디어데이 행사에 나올 때마다 우리가 졌다. 그런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홍성흔 선배님이 안나와 이겼다. 이번에도 안나왔다. 분명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홍성흔은 롯데를 넘어, 프로야구계를 통틀어 최고의 입담꾼 중 1명으로 꼽힌다. 당연히 미디어데이 단골손님이었다. 하지만 홍성흔이 미디어데이 행사를 피하기 시작했다. 말보다는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는 홍성흔의 의지도 있지만 자신의 미디어데이 등장 때문에 혹여나 팀이 졌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도 부담스러웠다.

이밖에 홍성흔에 뒤진다고 하면 서러워할 입담꾼인 이호준은 "2008년, 2010년 지그재그로 우승했기 때문에 올해는 우리 차례"라는 평범한(?) 답변을 내놨다. 롯데 주장 김사율은 "내 개인이나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야구를 잘해본 적이 없었다. 징크스가 생길 여력이 없었다"는 엉뚱하지만 재치있는 대답을 했다.

과연,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징크스 승자는 누가 될까. 양팀의 카드 모두 만만치 않다. 징크스 때문이라도 그 결과가 궁금해진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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