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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미쳐야 우리가 산다."
김현수는 올시즌 풀타임 첫 시즌이었던 2008년 이후 처음으로 타율 3할을 치는데 실패했다. 타율 2할9푼1리(437타수 127안타)에 7홈런, 65타점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 역시 2008년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시즌 내내 잔부상에 시달렸고, 홈런과 컨택트히팅 사이에서 고민도 많았다. 두산으로서는 김현수 말고는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한 중심타자가 없는 상황이다. 4번을 치는 윤석민이 시즌 막판 절정의 장타 감각을 과시했지만, 포스트시즌 무대는 처음이라 심리적 부담과 상대의 견제 등 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김현수가 3번 타순에서 제 역할을 할 경우 윤석민도 동반 효과를 볼 수 있다.
김현수는 "우리가 원래 공격력으로 해왔던 팀인데 올해는 투수들이 잘해서 여기까지 왔다"며 "솔직히 안지쳐있다면 거짓말이지만, 가을 축제니까 내일은 야구장 나가서 절대 지치지 않을 것이다. 감독님께서 키플레이어로 뽑아 주셨는는데, 시즌 때 3할은 못쳤지만, 가을 야구에서는 4할을 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전준우는 롯데 타선의 선봉에 서야 한다. 시즌 막판 타격감이 바닥을 헤맸다. 정규시즌 마지막 12경기에서 타율 1할9푼5리에 홈런없이 2타점에 그쳤다. 하지만 롯데로서는 전준우 말고 톱타자 대안이 없다. 김주찬을 1번, 전준우를 2번에 놓을 수도 있으나, 득점력을 더욱 높이려면 전준우가 1번 자리에 서는 것이 최선이라는게 양 감독의 생각이다.
양 감독은 "우리 공격을 보면 전준우가 살아나갔을 때의 득점력이 좋았고, 그렇지 않았을 경우에는 힘들었다. 전준우가 부담을 가지라는 소리가 아니라 편안하게 분발해 주기 바란다는 이야기다. 그래야 우리로서는 재미있는 가을축제가 된다"고 주문했다. 올시즌 두산을 상대로 2할8푼3리의 타율과 3할6푼2리의 출루율을 기록한 전준우가 테이블세터로서 제 역할을 해줄 경우 롯데의 적극적인 공격 야구가 통한다는 의미다. 전준우는 현재 몸상태는 괜찮기 때문에 심리적인 압박감을 견뎌낸다면 자기 몫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김현수와 전준우, 양팀 사령탑이 꼽은 이들 키플레이어의 존재감은 누가 더 미친 인상을 심어주느냐에 달려 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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