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점왕 이대호 MVP 가능성은?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2-10-07 13:42 | 최종수정 2012-10-07 13:42


오릭스 이대호가 일본 진출 첫해에 타점왕에 오르는 성공적인 한해를 보냈다. 스포츠조선DB

오릭스 이대호가 타점왕에 오르며 일본 진출 첫해를 마무리하게 됐다.

이대호는 8일 소프트뱅크전을 끝으로 144경기의 일본 퍼시픽리그 정규리그를 마감한다. 오릭스는 이미 리그 꼴찌를 확정했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에는 나가지 못한다.

이대호는 6일까지 142경기 전경기를 소화하며 타율 2할8푼4리에 24홈런, 88타점을 기록중이다. 타점은 2위 나카무라 다케야(세이부·79타점)와의 격차가 커 사실상 확정된 상태. 홈런은 나카무라(27개)에게 3개 뒤진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홈런-타점 1위에 타율도 상승하면서 트리플크라운의 가능성이 보였지만 막판 스퍼트를 내지 못했다.

일본에 진출한 역대 한국 선수 중 첫해에 가장 눈에 띄는 성적표다. 한국 프로야구 출신 타자 중 처음으로 타이틀 홀더가 되는 것. 투수는 선동열 KIA 감독이 97년 주니치 시절 38세이브로 요코하마의 사사키 가즈히로와 공동 1위에 오른 바 있다.

아직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타점 1위-홈런 2위의 준수한 성적을 올린 이대호가 퍼시픽리그 MVP에 오를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솔직히 높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본은 MVP와 팀성적이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MVP는 대부분 정규리그 1위 팀에서 나왔다. 매우 우수한 기록이 나오기 전까지는 웬만하면 우승팀에서 MVP가 탄생한다. 팀성적보다는 기록을 우선시하는 한국과는 다른 문화다.

2001년부터 11년동안 퍼시픽리그 MVP에 오른 11명 중 정규리그 우승팀 소속이 10명이었다. 유일한 예외는 2008년 라쿠텐의 이와쿠마 히사시. 당시 세이부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5위에 그친 라쿠텐에서 MVP가 나온 것은 이변이었다. 그러나 이와쿠마의 성적이 너무나 출중했다. 21승4패에 평균자책점 1.87, 승률 8할4푼으로 3관왕에 올랐다. 23년만에 21승 투수가 되면서 MVP에 오를 수 있었다. B클래스(4위 이하의 성적) 팀 소속으로는 88년 가도타 히로미스 이후 20년만의 일이었다.

우승팀에서 MVP가 나왔다고 하지만 대부분 성적도 좋았는데 가끔은 논란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가 그랬다. 타율 3할3푼8리로 사상 두번째로 양대리그 수위타자에 오른 소프트뱅크의 우치카와 세이치가 MVP에 올랐다. 타율만 좋았을 뿐 나머지 성적은 그리 좋지 못했다. 오히려 홈런 가뭄속에 48개의 홈런과 116타점으로 홈런-타점 2관왕에 오른 세이부의 나카무라 다케야가 더 성적상으론 좋아보였다. 그러나 우승팀에서 MVP가 나오는 전통을 이기진 못했다.


올해는 퍼시픽리그에서 다관왕이 보이질 않는다. 각 부문마다 1위가 다르다. 역사적인 기록도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올해도 1위팀인 니혼햄 선수 중에서 MVP가 나올 확률이 크다. 만약 오릭스가 좋은 성적을 냈다면 이대호에게도 기회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새로운 감독과 함께 새 출발을 할 내년시즌을 기대해야하는 이대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최근 5년간 퍼시픽리그 MVP

연도=선수(팀)=주요 성적=우승팀

2011년=우치카와 세이치(소프트뱅크)=타율 0.338(1), 12홈런, 74타점=소프트뱅크

2010년=와다 쓰요시(소프트뱅크)=17승8패(T1) 평균자책점 3.14(5)=소프트뱅크

2009년=다르빗슈 유(니혼햄)=15승5패(T2), 평균자책점 1.73(1), 승률 0.750(1)=니혼햄

2008년=이와쿠마 히사시(라쿠텐)=21승4패(1), 평균자책점 1.87(1), 승률 0.840(1)=세이부

2007년=다르빗슈 유(니혼햄)=15승5패(3), 평균자책점 1.82(2), 탈삼진 210개(1)=니혼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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