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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릭스 이대호가 타점왕에 오르며 일본 진출 첫해를 마무리하게 됐다.
일본에 진출한 역대 한국 선수 중 첫해에 가장 눈에 띄는 성적표다. 한국 프로야구 출신 타자 중 처음으로 타이틀 홀더가 되는 것. 투수는 선동열 KIA 감독이 97년 주니치 시절 38세이브로 요코하마의 사사키 가즈히로와 공동 1위에 오른 바 있다.
아직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타점 1위-홈런 2위의 준수한 성적을 올린 이대호가 퍼시픽리그 MVP에 오를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2001년부터 11년동안 퍼시픽리그 MVP에 오른 11명 중 정규리그 우승팀 소속이 10명이었다. 유일한 예외는 2008년 라쿠텐의 이와쿠마 히사시. 당시 세이부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5위에 그친 라쿠텐에서 MVP가 나온 것은 이변이었다. 그러나 이와쿠마의 성적이 너무나 출중했다. 21승4패에 평균자책점 1.87, 승률 8할4푼으로 3관왕에 올랐다. 23년만에 21승 투수가 되면서 MVP에 오를 수 있었다. B클래스(4위 이하의 성적) 팀 소속으로는 88년 가도타 히로미스 이후 20년만의 일이었다.
우승팀에서 MVP가 나왔다고 하지만 대부분 성적도 좋았는데 가끔은 논란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가 그랬다. 타율 3할3푼8리로 사상 두번째로 양대리그 수위타자에 오른 소프트뱅크의 우치카와 세이치가 MVP에 올랐다. 타율만 좋았을 뿐 나머지 성적은 그리 좋지 못했다. 오히려 홈런 가뭄속에 48개의 홈런과 116타점으로 홈런-타점 2관왕에 오른 세이부의 나카무라 다케야가 더 성적상으론 좋아보였다. 그러나 우승팀에서 MVP가 나오는 전통을 이기진 못했다.
올해는 퍼시픽리그에서 다관왕이 보이질 않는다. 각 부문마다 1위가 다르다. 역사적인 기록도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올해도 1위팀인 니혼햄 선수 중에서 MVP가 나올 확률이 크다. 만약 오릭스가 좋은 성적을 냈다면 이대호에게도 기회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새로운 감독과 함께 새 출발을 할 내년시즌을 기대해야하는 이대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최근 5년간 퍼시픽리그 MVP
연도=선수(팀)=주요 성적=우승팀
2011년=우치카와 세이치(소프트뱅크)=타율 0.338(1), 12홈런, 74타점=소프트뱅크
2010년=와다 쓰요시(소프트뱅크)=17승8패(T1) 평균자책점 3.14(5)=소프트뱅크
2009년=다르빗슈 유(니혼햄)=15승5패(T2), 평균자책점 1.73(1), 승률 0.750(1)=니혼햄
2008년=이와쿠마 히사시(라쿠텐)=21승4패(1), 평균자책점 1.87(1), 승률 0.840(1)=세이부
2007년=다르빗슈 유(니혼햄)=15승5패(3), 평균자책점 1.82(2), 탈삼진 210개(1)=니혼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