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우승 얼마나 빨랐나, 그리고 KS는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2-10-02 09:38


삼성이 1일 LG를 꺾고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했다. 삼성은 이제 통산 5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데, 지난 10년간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이 한국시리즈에서 눈물을 흘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스포츠조선 DB

삼성이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삼성은 1일 잠실 LG전서 9대3으로 승리, 76승2무50패로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해에는 9월27일 두산을 상대로 이겨 류중일 감독 데뷔 첫 해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지난해에는 125경기만에 우승을 차지했고, 올시즌에는 이보다 3경기 늦은 128경기만에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했다. 지난해에는 8경기, 올해는 5경기를 남겨 놓은 시점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올시즌 상위권 순위 다툼이 지난해보다 치열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올시즌 삼성의 우승 시기는 역대 페넌트레이스 우승팀과 비교해 얼마나 빠른 것일까. 2001년 이후 페넌트레이스를 거머쥔 12개팀 가운데 올시즌 삼성보다 늦은 시기에 우승 헹가래를 한 팀은 6개팀이나 된다. 특히 2003년, 2004년 현대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인 133번째 게임에서 승리를 거두며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했다. 시즌 마지막 날 정규시즌 1위가 결정된 것은 현대 말고도 전-후기 제도가 폐지되고 단일리그가 도입된 지난 89년 이후(99~2000년 양대리그 제외) 두 차례 더 있었다. 90년 LG와 95년 OB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으로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 2009년 KIA는 시즌 132경기만에 우승을 확정했는데, 2위 SK가 시즌 종료까지 19연승을 달리는 바람에 막판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당시 군산에서 히어로즈를 꺾고 12년만에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한 KIA는 한국시리즈에서 SK와 7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벌인 끝에 우승 트로피를 안는 감격을 맛봤다.

반면 2008년 SK는 페넌트레이스 12경기를 남겨놓고 우승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준비에 들어갔다. 역대 가장 빠른 시점에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결정지은 팀은 98년 현대로 당시 126경기 체제 하에서 시즌 111경기만에 우승을 확정했다. 정규시즌 15경기를 남겨놓은 시점이었다.

올시즌 삼성은 SK, 두산, 롯데 등 2위권 3팀의 치열한 순위 경쟁 덕을 본 측면도 있다. 3팀 모두 8월 이후 삼성을 1위로 따로 떼어놓고 레이스 전략을 구상했다는 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어쨌든 삼성은 2년 연속이자 통산 5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가능성을 더욱 높인 셈이 됐다. 단일리그가 도입된 지난 89년 이후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이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오른 경우는 지난해까지 총 21번 가운데 18번이나 된다. 89년 해태, 92년 롯데, 2001년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또는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을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올랐었다. 그만큼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이 누리는 '휴식 및 준비'의 위력은 압도적이다. 특히 지난 2002년 이후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이 한국시리즈에서 눈물을 흘린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올해도 삼성이 우승을 확정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이유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일단 전력면에서 삼성은 다른 팀들보다 우위에 있다. 다른 설명이 필요없다. 삼성은 팀타율(0.273)과 팀평균자책점(3.44) 모두 1위다. '1등이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는데 굳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치를 필요가 있을까,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이 정해졌는데 또 1위 결정전을 해야하는가'라는 회의론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은 해마다 흥행 만점을 기록중이다. 삼성이 우승을 하든, 다른 팀이 삼성을 꺾든 올해도 팬들은 명승부를 기다리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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