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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2009년 KIA는 시즌 132경기만에 우승을 확정했는데, 2위 SK가 시즌 종료까지 19연승을 달리는 바람에 막판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당시 군산에서 히어로즈를 꺾고 12년만에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한 KIA는 한국시리즈에서 SK와 7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벌인 끝에 우승 트로피를 안는 감격을 맛봤다.
반면 2008년 SK는 페넌트레이스 12경기를 남겨놓고 우승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준비에 들어갔다. 역대 가장 빠른 시점에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결정지은 팀은 98년 현대로 당시 126경기 체제 하에서 시즌 111경기만에 우승을 확정했다. 정규시즌 15경기를 남겨놓은 시점이었다.
어쨌든 삼성은 2년 연속이자 통산 5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가능성을 더욱 높인 셈이 됐다. 단일리그가 도입된 지난 89년 이후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이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오른 경우는 지난해까지 총 21번 가운데 18번이나 된다. 89년 해태, 92년 롯데, 2001년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또는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을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올랐었다. 그만큼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이 누리는 '휴식 및 준비'의 위력은 압도적이다. 특히 지난 2002년 이후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이 한국시리즈에서 눈물을 흘린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올해도 삼성이 우승을 확정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이유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일단 전력면에서 삼성은 다른 팀들보다 우위에 있다. 다른 설명이 필요없다. 삼성은 팀타율(0.273)과 팀평균자책점(3.44) 모두 1위다. '1등이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는데 굳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치를 필요가 있을까,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이 정해졌는데 또 1위 결정전을 해야하는가'라는 회의론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은 해마다 흥행 만점을 기록중이다. 삼성이 우승을 하든, 다른 팀이 삼성을 꺾든 올해도 팬들은 명승부를 기다리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