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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롯데, 1위 삼성과의 함수관계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2-09-11 03:20 | 최종수정 2012-09-11 06:27


8월29일 인천 SK전에서 롯데 선수들이 승리를 거둔 뒤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장면.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롯데가 심상치 않다. 막판 스퍼트가 예사롭지 않다.

9월10일 현재 61승5무48패로 2위. 선두 삼성(66승2승45패)과는 4게임 차다. 남은 경기는 각각 20게임(삼성)과 19게임(롯데).

선두 삼성의 페넌트레이스 우승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문제는 롯데의 페이스다. 최근 10경기 7승1무2패. 최근 15경기 11승1무3패. 무시무시한 승률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경기내용이다. 짧은 상승세와 하강세를 오락가락했던 롯데의 경기력이 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재 경기력만을 놓고 볼 때 3위 SK와의 격차(2.5게임)보다 1위 삼성이 더 가까워보이는 게 사실이다. 남은 경기에서 1위 삼성과의 함수관계가 더욱 흥미로워지는 이유다.

맞아떨어지는 삼박자

아니 뗀 굴뚝에 연기날 리 없다. 롯데의 상승세에는 이유가 있다.

올 시즌 롯데의 행보를 보자. 항상 위기가 감돌았다. 4월에는 언제 구멍이 날 지 모르는 중간계투진, 5월에는 타격이 문제였다. 6월부터 선발진에 구멍이 나기 시작했다. 중간계투진은 안정을 되찾았지만, 타선과 선발투수진은 번갈아 롯데의 상승곡선을 막았다. 어떻게 보면 전반기 롯데가 2위를 차지한 것은 예상보다 선전한 결과.

하지만 8월 정대현이 부상에서 돌아오면서 롯데의 삼박자는 맞아떨어지기 시작했다. 중간계투진은 더욱 위력을 떨쳤다. 타격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선발진마저 회복했다.

최근 3연승은 합작품의 결과다. 롯데의 1~3선발 유먼, 송승준, 사도스키가 모두 호투했다. 타격은 응집력있게 터졌다. 전준우와 김주찬으로 구성된 테이블 세터진이 살아났고, 중심타선에서는 홍성흔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중간계투진은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3경기에서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게다가 8월까지 피말리는 접전상황을 여러차례 펼치면서 롯데가 부족했던 조직력과 응집력이 쌓인 상황. 객관적인 전력까지 강해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롯데의 막판 스퍼트가 심상치 않은 이유다.

삼성과의 함수관계

롯데는 상당히 애매한 상황이다. 2위를 지켜야 하고, 1위를 넘봐야 한다. 자칫 잘못하다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수 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이런 상황을 칼같이 정리했다. "5할 승률을 지킨다"고 했다. 무리하진 않겠다는 의미. 최근 삼성도 매우 좋다. 객관적인 전력 자체가 워낙 좋은 팀. 최근 15경기에서 11승4패다. 롯데가 잘한다고 해서 추격할 수 있는 1위 자리가 아니다. 삼성이 어느 정도 무너져줘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어야 선두 추격이 가능하다.

총력전을 펼치지 않으면서도 삼성에 얼마든지 위력을 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기회도 있다. 남은 경기에서 롯데는 삼성과 5차례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롯데 입장에서는 부담없는 1위 추격이 가능하고, 삼성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수성'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물론 롯데의 초 상승세가 언제 꺾일 지는 모르는 일이다. 선발, 중간계투, 타격 중 한 부분이라도 사이클이 떨어지면 선두 추격은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 상태라면 삼성과의 선두싸움을 충분히 해볼 만하다. 앞으로 두 팀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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