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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중에 감독님이 물러나신 건 처음입니다. 드릴 말이 없더라고요."
문동환 불펜코치는 "이번 시즌은 감독님이 마무리를 하실줄 알았는데, 아침에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했고, 일부에서는 차기 감독으로 누가오는 지를 궁금해 했다.
한 감독은 오후 2시 20분쯤 지난 3년 간 머물었던 대전구장에서 짧게 선수단 미팅을 했다. 감독으로서 마지막으로 선수들에게 작별을 고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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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야수들이 잘 해줬으면 좋겠다."
한 감독이 덧붙인 이 말이 선수들의 마음을 파고들었을 것 같다. 시즌 초반 대전구장에서 만난 한 감독이 "요즘 우리 팀 경기를 보면 마치 사회인 야구를 보는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짓던 모습이 떠올랐다. 한화는 시즌 내내 타선의 집중력 부족과 수비수들의 어이없는 수비실책, 주루 플레이 실수로 고전을 했다.
결정적인 수비 실책으로 경기에서 패한 다음날 "프로선수인데 질책을 하면 의기소침해할까봐 야단을 칠 수가 없다"며 웃었던 한 감독이다.
한 감독은 취재진에게 "팬들에게 죄송하고, 부족한 게 많아서 시즌 중에 그만 두게 됐다.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마지막 날 한 감독은 끝내 홀가분하게 웃지 못했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