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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들어서도 순위 싸움은 여전히 치열하다. 삼성이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2위 SK부터 6위 넥센까지 5개팀은 승차 5~6게임 이내에서 매게임 일희일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감독들에게 1패는 그냥 1패가 아니다. 체감 지수가 다르다. 연패는 감독들에게 최대의 스트레스다. 여기에 선수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이나 플레이를 했을 때 그 스트레스는 배가 된다. 8개팀 감독들에게 '가장 싫어하는 스타일의 선수'를 딱 한 가지만 꼽아달라고 했다. 요즘 같이 민감한 시기에 '눈엣가시'같은 선수는 감독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한다. 감독들도 나름대로 선수들 분위기를 맞춰주려 노력하지만, 선수들도 자신들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란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심하게 자책하는 선수는 쳐다보기도 싫단다. 김 감독은 "삼진을 당하고 나서 고개를 푹 숙이고 덕아웃을 외면한 채 들어오는 타자, 홈런을 맞고 주저앉거나 한숨을 푹푹 내쉬는 투수는 정말 달려가서 한마디 해주고 싶다. 김승회가 올해 만루홈런 맞을 때 그런 적이 있었는데 정말 보기에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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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한대화 감독 역시 덕아웃에서의 행동을 언급했다. 한 감독은 "경기중 덕아웃에서 같은 팀원으로서 집중해서 응원하고 사기 진작을 시켜야 하는데 딴짓을 하는 선수가 있다. 간혹 어디가서 뭘하는지 덕아웃을 오래 비우는 선수도 있다. 정말 싫다"고 밝혔다. 팀이 점수를 내면 박수를 치고, 지고 있을 때는 함께 목소리를 높여 분위기를 살려야 팀워크가 살아난다는 의미다.
SK 이만수 감독은 선수들의 부상을 염려했다. 이 감독은 "안 아픈데 아픈 척하는 것도 문제지만, 정말 심각하게 아픈데 참고 뛰는 선수도 싫다. 그건 장기적으로 손해다. 쉬어야 하는데도 성격상 우직해서 아파도 뛰는 경우가 있다. 부상이 악화되면 감독 입장에서 무척 섭섭하다"고 했다. SK는 올시즌 부상 선수가 속출하는 바람에 여러차례 위기를 겪었다. 이 감독의 생각에 일리가 있다.
8개팀 감독들이 각각 가장 싫어하는 유형을 꼽았을 뿐이지, 실제로는 이들이 밝힌 싫어하는 스타일의 선수들은 다른 감독들도 탐탁지 않게 여기기는 마찬가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