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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양승호 감독은 12일 광주 KIA전 승리 후 함박웃음을 지었다. TV 중계 카메라에 선명히 잡혔다. "내가 그렇게 밝게 웃었나"라며 자신은 잘 모르는 일이라고 했지만 웃음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팀의 운명을 바꿀 수 있었던 KIA와의 2연전을 모두 쓸어담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양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하던 외국인 투수 사도스키에 대한 걱정도 당분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 이 말은 즉 사도스키가 다시 한 번 양 감독의 신임을 얻고 기회를 잡게 됐다는 뜻이다.
일단 달라진 구위에 양 감독이 합격점을 내렸다. 사도스키는 이날 4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사도스키는 영리하다. 그리고 한국생활에도 이미 적응을 마친지 오래. 신문 기사 검색까지 직접 하는만큼 자신이 처한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를 악물고 던졌다. 직구 최고구속이 152㎞에 이르렀다. 홈팀 KIA의 스피드건에는 155㎞까지 찍혔다고 한다. 4회까지 KIA 타선에 안타 1개 만을 허용했다. 양 감독은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5회였다. 귀신에 씌인 것 처럼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볼넷 2개와 안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양 감독이 급히 최대성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 양 감독은 "다른 경기였으면 몰라도 KIA전의 중요성을 감안했을 때 바꾸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 속에 1번 더 기회를 잡은 사도스키. 과연, 다음 선발 경기에서는 조금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